마당/빨랫줄

부부의 싸움에 대한 대화

쌩쌩 2015. 7. 7. 09:30

 

여기에 어제 저녁10시부터 12시넘어까지 이야기 한 것들을 정리해 기록해 두고자 한다.(오해가 있을지라도)

 

(앙리 마티스 - 대화)

 

잔잔: 우리가 그제 싸우고 난 이후에 난 조금씩 마음을 닫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무슨 말이냐면 싸움을 했을때는 너의 잘못이든 나의 잘못이든 있게 마련인데.. 그렇게 나의 잘못이 무엇인지 안다면 너의 잘못을 떠나 나의 잘못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것이 나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면서도 안하게 돼. 그래서 마음을 조금이라도 닫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해서 말하는 거야.

 

쌩쌩: 음.. 무슨 말인지 손에 잡히지가 않아. 사과를 하면 마음이 편해지는데 안하고 있다는 것은 마음을 닫는다는 말인데.. 너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

 

잔잔: 지금 그렇게 질문한다는 것이 더 화가 나게 만들어. 왜 그런 질문은 하는 건데?

 

쌩쌩: 기분 나쁘라고 그렇게 질문한 건 아니야. 정말 무슨 말인지 손에 잡히지 않아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다보면 너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손에 잡힐것 같아서...음...아.. 그러니까 사과를 하려는 감정적인 힘이 생기지 않으니까 아.. 상관없다 그냥 말자라는 것은 나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는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너가 나에게 마음을 닫아가고 있다는 말인가?

 

잔잔: 응 그래.

 

쌩쌩: 그래.. 그니까 내가 그렇게 물어본것은 구체적으로 너가 이런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싫어져라고 구체적으로 말하면 난 쉽게 이해가 될꺼라 생각하고 물어본거지. 잘잘못을 따지자고 물어본것은 아니야.

 

잔잔: 넌 어떠는데? 넌 마음을 닫아가고 있는 거 아니야? 난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지마..

 

쌩쌩: 난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지 않을꺼야. 그냥 머랄까. 난 이틀간 맘속으로 정리를 했거든.. 일단 처음에는 난 오히려 너가 나의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었고.. 그러다가 각자 각자가 자신의 소중한 감정을 지키기 위해 싸웟구나 라고 생각을 했었어 그러는 방법으로 다들 합리화를 시키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침묵하기도 하면서 말이야. 난 그렇게 너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충분히 어제 너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 세시간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너에 대해 받아 들였고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자제 하든지 적절한 상황에서 나갔다 돌아와서 풀던지 하라는 합의 말이야.

 

잔잔: 내가 물어 보고자 하는 것은 그게 아니야. 자꾸 엇나가려고 하는데..결국 난 아니라고 말하는 거잖아. 나는 어제 대화를 나누면서 그렇게 느끼지 않았고 대충 덮어 두고 간다고 생각을 했고.. 암튼 미안하다라고 표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너도 마음을 조금이라고 닫아가고 있는 면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왜 인정을 안하려고 하는 건데? 넌 어떤 면에 대해서 죽어도 인정을 하지 않으려고 하잖아.

 

쌩쌩: 일단 잠깐만 생각을 해보자.

 

잔잔: 그냥 인정을 하면 될 문제인데 왜 생각을 해야 하는 건데? 또 다른 질문이 생겨 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거지?

 

쌩쌩: 너의 명제인 미안하다고 표현하지 않는 것은 조금이라도 마음을 닫아가고 있다는 징표이다란 말이 바로 납득이 간다면 난 바로 인정을 하겠지만 납득도 가지 않는 상태에서 그냥 인정한다는 것이 정말 인정하는 것은 아니잖아. 그러니 생각을 해 보면서 더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잔잔: 넌 예전에는 미안하다고 하면서 상황을 풀어 나갔어. 거의 다 그랬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그러지 않았다고 난 느껴.

 

쌩쌩: 일단 이야기를 더 해 보면 너의 명제인 미안하다고 표현하지 않는 것과 조금이라도 마음을 닫아가고 있다가 등치될 수 있는지는 더 이야기를 해보자는 거야.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지... 나는 있잖아. 평소에 너를 항상 우선에 두고 너의 기분을 살피고 살아왔다고 생각해.

 

잔잔: 항상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까

 

쌩쌩: 당연히 그렇게 말할 수는 없지.. 누군가를 토대로 두며 살아왔다는 것은 단지 경험적으로 나의 행동을 봤을 때 그런 경향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거지 환원론적으로 나의 모든 것은 너만을 토대로 두고 살아왔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아무튼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을 했는데... 세시간도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너무 화가 났던 것이고 그것을 표현을 했지만.. 또 나는 이틀간 생각을 하면서 결국 내 감정이 소중해서 그렇게 화를 냈구나란 생각을 하면서 미안함을 느낀거였어. 그리고 우리는 충분히 대화를 나눴다고 생각을 한 거였고.. 표현을 하지 못한거고..

 

잔잔: 어쨋든 그것은 그런거였지. 표현 하지는 않는 거잖아. 표현을 하지 않는거랑 못한 것은 다르다고 봐. 100퍼센트로 말할 수는 없을 지라도 표현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잖아.

 

쌩쌩: 그래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지, 하지만 그 사실을 해석하는 것은 분명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거지.. 그러니까 나는 대게 내면지향적인 사람이잖아. 나는 이틀간 내 안으로 계속 들어가고 들어가서 정리를 하고 결론을 내린 거였어. 그러면서 너하고 대화를 나누었던 거고..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너가 말한 그 차원에서 생각은 하지 못한 거였고 서로가 정말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 말이야.

 

잔잔: 난 표현을 노출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런 행동이 그 사람을 보여 주는 것이고..

 

쌩쌩: 그래 인정해. 그런데 또 다른 변명을 한다면 난 대게 내면을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잖아. 그것은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겠고 그렇지만 난 너에게 가장 나의 내면을 다 드러내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내면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 면들이 너에게 내면을 드러내는 힘과의 충돌이 조금이나마 있지 않을까라고 그냥 사담으로 생각이 드네.. 암튼 인정해. 그렇게 노력할께.

 

잔잔: 아니야 노력한다는 것으로 말할 것이 아니라 당위로 얘기 해야 하는 거야.. 잘 안되겠지만..

 

쌩쌩: 알았어. 음.. 근데 왜 난 너를 토대로 살아가려고 하고 너는 너 자신을 토대로 살아가려고 하는 걸까? 그건 어디서 오는 걸까?

 

잔잔: 그렇게 잘라서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나도 마찬가지로 나로부터 시작해서 다 함께 살려고 하는거야. 너가 그렇게 화를 냈다는 것은 너 자신의 내면을 억누르고 있다가 터진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너도 너의 내면을 더 살펴야 하지 않을까? 너는 충분히 너의 마음의소리를 보고 있다고 하지만..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 처방은 개인적인 시간들을 갖는거야. 맥락은 다르지만..

 

쌩쌩: 그래..개인적인 시간이라.. 지금 너가 되어보려고 상상해보고 있어

 

잔잔: 완전히 내가 될 수 없어.

 

쌩쌩: 그래 알아 그래도 해보는 거야...그럴 거 같아. 아무래도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이 다르니까, 내가 너라면 너였을거 같아.. 그렇게 나도 소중하고 너도 소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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