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여울 방 23

배가 부르면 평화가 온다

2013년 3월 31일 이음이의 기상시간은 보통 6시에서 8시사이. 몸이 아프지 않다면 아침에 기분 좋게 일어난다. 그리고 자고 있는 엄마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보거나 때려본다. 그래도 엄마가 일어나지 않으면 혼자 논다. 주로 방안에 있는 장난감피아노를 치고 놀거나 자기서랍을 열어 옷이나 수건을 죄다 꺼내놓거나 개켜진 기저귀를 펼쳐놓거나 화장대수납장을 빼 놓으며 논다. 그러는 중에 새로운 물건을 발견하면 길게는 1시간까지 그렇게 놀수있다. 그러다 혼자놀기 한계에 다다른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엄마를 깨운다. 때리고 꼬집고 칭얼칭얼. 그럼 나는 일어나 젖을 물리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조끼를 입히고 목수건을 해서 거실로 나온다. 내가 전날 밤잠을 설쳐 피곤한 경우엔 쌩쌩이를 깨워 이음이를 맡기고 나는 30분에..

관계에도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백지블로그에 3편까지 연재하다 말았던 육아일기를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http://2nebear.tistory.com/225 2013년 2월 18일 이음이가 태어난지 반년이 넘었다. 만7개월이 넘은 이음이는 두살이 된 2013년 1월1일부터 기어다니더니 이젠 상이나 벽을 짚고 위태롭게 일어서 미소짓는다. 어쩌면 여름이 오기전에 이음이는 걸을지도 모르겠다. 이음이는 정말 무럭무럭 크고 있다. 애들은 자고 일어나면 큰다는 옛말이 틀린말이 아니다. 낮잠만 조금 오래자고 일어나도 눈빛이 다르다. 내가 노래를 불러주거나 손을 쥐었다폈다하며 '잼잼'이나 집게손가락으로 손바닥을 찍는 '곤지곤지'를 보여줄때마다 그것에 집중하는 눈빛이 매순간 다름을 느끼고 있다. 내가 보내는 시간과 이음이가 보내는 시간의 깊이나 결..

두렵지만, 엄마되기

2012년 5월 15일 한달후면 이음이 태어난다. 사실은 한달도 안 남았다. 책에서, 인터넷에서, 여기저기서 보고 들은 것들 가지고 이음맞을 최소한의 준비를 했다. 천기저귀24장과 기저귀커버5장, 배냇저고리 4벌과 손싸개 하나, 가제손수건 30장, 포대기하나를 샀다. 그리고 욕조와 속싸개, 방수요, 내복과 모자, 양말 등을 선물받았다. 모유수유를 자신하며 젖병은 구입하지 않았다. 혹 나중에 필요한 게 더 있다면 그때그때 사리라, 맘먹었다. 어떤 건 삶고, 어떤 건 손으로 빡빡 문질러 빨아서 볕에 널어 말려 착착 개어 수건을 깔아놓은 서랍장에 넣어 두었다. 예정일 2주전쯤부턴 가방하나에 필요한 것들 담아두고 조산원에 갈 준비를 해둬야지. 출산을 준비하면서 산통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접했다. 콧구멍에서 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