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육아와 살림을 하면서 취미생활로 늘어나는 것은 티비 프로그램 섭렵하기다.
그리고 올해 초에 세계평화게임에 대한 소개를 받고 나서는 보드게임에 대한 관심이 급 커졌다. 그렇지 않아도 보드게임이란 세계가 참 엄청나구나라고 내심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점점 예전부터 정말 게임같은 것에 사족을 못쓰던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게임에 대한 생각을 대게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그러다가 더 지니어스라는 프로그램을 정주행 하게 되었다. 지금은 시즌3가 진행되고 있고.. 시즌2 룰브레이커 비화가 정리된 사이트도 있던데.. 오히려 그러한 비화들까지 재밌게 보고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기본적으로는 프로그램을 통해 성격들이 드러나는 과정들이 퍽이나 맘에 든다.
요즘 미생이라는 드라마가 대게 유행하고 있는데, 유행하는 포인트는 우리네 직장인들의 삶에 대한 공감이 가장 크겠지만 포인트를 바둑이라는 게임으로 생각을 해 보았을 때, 바둑에서 말해지는 수많은 철학적인(?) 이야기들은 우리네 삶과 연결되어 또 게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 더 연결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지만 데스노트, 라이어게임, 도박 묵시록 카이지 등의 만화들도 우리에게 게임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나는 왠지 예전부터 논리적인 세계를 믿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면서 한계 너머에 대한 생각을 추구하고 그러다 보니 왠지 그 너머에 진리가 있을 꺼란 막연한 생각 속에서 살아오지 않았었나 싶다. 그러면서 행동하는 나의 모습은 허무맹랑한 관념적인 생각에 사로 잡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논리적인 세계를 벗어나려는 자세는 그럴 듯 하지만 논리적인 세계에 우리는 발을 디딜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망각한다.
예를 들어서 바둑은 집이 많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이기기 위해서는 돌들간의 관계, 정석, 사활, 형세판단, 행마, 끝내기, 그리고 자신의 성격에 따른 바둑스타일 등 수많은 것들이 얽혀 반집이라도 앞서나가야 이기는 게임이다. 바둑은 그러한 논리적이 세계이다. 그리고 승패는 그러한 논리적인 결과일 뿐이지만 그걸 인정하지 않고서는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서 한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그런데 논리적인 세계, 그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 나가려고 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무너져 버린다.
우리 모두는 뒤늦게 세상이라는 게임에 참가한다. 멋모르고 많은 것들을 배워 버리지만 또한 그 멋모르고 배운 것들이 하나의 논리적인 세계일 따름이라는 것을 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곳에 안주해 버리고 처음에 그렇게 멋모르고 배움의 길을 나섯던 자신을 잊어버린다.
여기서 게임은 논리적인 세계를 넘나들며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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