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빨랫줄

부부 싸움은 칼로 물베기

쌩쌩 2014. 6. 18. 19:43

 

우리가 함께 집을 마련하고 산지 이제 만 3년이 안되는 시간동안 싸움의 이유는 딱 두가지 흐름 내에서 발생하는 것 같다.

 

1. 잔잔의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2.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 행동을 하게 되었을 때 판단하는 말들을 듣고 나도 열을 낸다.

 

 

 

 

 거의 대부분의 싸움의 주제는 이음이와 나와의 관계 내에서 발생되어진 못마땅한 행동들이다. 내 입장에서는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지점들을 가지고 접근한다고 생각하지만 잔잔의 입장에서는 좀 더 능동적인 나의 모습을 기대한다. 예를 들어서 울고 징징되기 시작했을 때 받아주는 마음의 자세의 수준이 다른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서는 받아줄 수 있지만, 받아주기 싫을 때가 생긴다. 결국 이 부분에 대한 나의 해답은 좀 화는 내지 않되 내버려둔다.

 

 그것은 어찌보면 가정의 구성원인 아버지로써 이랬으면 좋겠다는 입장인가 싶기도 하지만 꼭 그런것은 아닌 것 같고 한 사람으로써 나의 성향상의 적극적인 부분에서의 차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① 이 부분에 대한 설명 중 난 거의 항상 바깥에서의 행동과 매한가지로 이음이게 접근한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적절한 방식인 것 같다란 말을 듣기도 하는데..

 그리고 또 한가지 부분은 꼭 해야만 하는 일이란 입장에서도 한 소리를 듣는데..

 

 이 두가지에 대해서 어떤 차이를 가지고 아이들에게 개별적으로 접근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하는 소리는 우리 가족 구성원에서 엄마, 아빠 이렇게 있는 것 보다는 삼촌이나 이모가 함께 사는 형태가 필요하다란 말로 끝을 맺는다. 그것이 역할 모델들의 다양성 속에서 아이들은 자기를 어떤 한가지로 규정짓지 않으면서 끊임없는 견줌 속에서 자신을 발견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결국 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이 필요하다'란 말로 넘어가는 것 같다.

 

 ② 또 재밌는 부분은 역할 분담에 대한 거다. 이 부분은 잔잔이 피해의식을 지니고 있다는 측면에서 논의가 전개되어지는데 잔잔은 이만큼이나 하는데 쌩쌩은 자기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것 아니냐는 방식으로 전개되어진다. 딱 나누어진 역할 분담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어렵거니와 자연스러운 과정내에서 누군가가 좀 더 역할을 맡게 되어지기도 하고 하나의 역할이 자기 고유의 역할이 되어지기도 하는 상황이 있을 것 같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어느 순간 많은 논의가 필요해 지기도 한다. 결론은 내가 좀 더 잘 하는 거다.

 

 다시 처음 두가지 흐름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서 싸움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나는 제안한다.

 

1.-> 잔잔의 기대수준을 낮춘다. 즉, 나를 인정한다. 차이를 인정한다.

2.-> 기대수준을 낮추기 어렵다면 감정 조절을 통해서 판단하는 말들을 자제하고 요구한다.

 

 하지만 기대수준을 낮추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그리고 감정에 휩싸이면 판단하는 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까지 충분이 요구를 했다고 여겨지지만 변하지 않는다.

 

여기까지 전개되어지는 상황에서 나도 판단하는 말을 들었을 때 이미 나도 감정조절이 어려워 언성이 올라가고 화를 내게 된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은 일단 감정을 내려놓고 동굴 속으로 들어가서 의자에 앉기로 했다. 그리고 나서 조근조근 나의 입장을 정확히 말하고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요구한 일을 한다이다.

 

  ③ 여기서 재밌는 부분은 차이에 대한 인정과 판단 내리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차이를 인정해 줄 때는 화가 나지 않지만 판단내리기 시작하면 화가 나기 시작한다. 정리해 보자면 이렇지 않을까 한다. 차이에 대한 인정은 흐르는 시간 속에서 나를 바라본다면 판단을 내리는 것은 시간의 흐름을 멈추어 나를 가두어 버린다.

 

④ 결국 이러한 전개 과정 속에서 갈등은 생겨나고 어느 합일점에 다다르지 않을까 싶기도 한다.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지내 온 시간들만 생각해 보아도 정말 많은 것들을 합의 하고 나도 조금 변하고 잔잔도 조금 변하면서 서로에게 맞추어 나가고 있다고 여긴다. 여기서 딱 나오는 말 '부부 싸움은 칼로 물베기다'

 

 

 더 쉬운 방법이라고 하기에는 머하지만 손 쉬운 방법도 있어 보인다. 요구하기 전에 내가 기대 수준을 맞추려고 노력하기!!

 

하지만 역설적으로 쉬운 건 아닌 것 같다. 

'마당 > 빨랫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부의 싸움에 대한 독백  (2) 2016.05.16
부부의 싸움에 대한 대화  (0) 2015.07.07
식기세척기?  (2) 2015.01.05
식기세척기  (0) 2014.06.29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0) 2014.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