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 방/공책 29

시각디자인 _ 좋은 것에 담긴 감각과 생각 _ 리카르도 팔치넬리

최근에 읽은 디자인 관련 책중에서 제일 오랫동안 읽은 책이다. 시야를 확장시키는 있는 역사적 이야기와 사회경제문화적 맥락을 짚고가는 통찰들이 좋다. 좋은 것에 담긴 감각과 생각이라는 부제가 마음에 들었다. 모호한 경계, 책디자인, 스타일, 아이콘, 타입, 브랜드, 레이아웃, 내러티브, 화면, 설득, 설명….표시해둔 곳들을 공책에 옮기면서 다시 쓱 보는데도 역시 좋은 책이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책이다. 프롤로그. 디자인을 만드는 질문들 11. 인쇄기술이 점점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교회는 이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위험이 도래하리라는 것을, 불신자나 이단자보다도 훨씬 더 큰 위험이 인쇄기술 뒤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위의 사건(1524년 판화가 마르칸토니오가 포르노 복사본 배포로 투옥됨)이 ..

잔잔 방/공책 2022.06.12

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_그래픽 디자인편

엄격함에서 탈출하다 01 색채 안료의 마법 색은 디자이너의 동지이자 적이다. 색의 속성을 인식하고 색이 지닌 힘을 길들이고 싶다면 알베르스의 실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요제프 알베르스, 1967 02 흑백 모노톤을 생생하게 디자이너가 색에 의존하지 않으려면, 더 나아가 흑백의 디자인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려면 도전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흑백이기 때문에 발레리나의 움직임이 더욱 강조되었다. 시선을 빼앗을 수 있는 중요하지 않은 요소들은 모두 없앰으로써 오로지 제목, 주제, 행사 내용 등 필요한 정보만 인식하게 만들었다. 아민 호프만, 1959 포스터 03 별색 단 한 가지가 주는 힘 오프셋 인쇄시 CMYK컬러가 아닌 별색을 지정해 사용 잉크를 섞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용 강렬한 솔리드 컬러, 극적인 효과 0..

잔잔 방/공책 2022.04.24

컬러의 말 the secret lives of colour 모든색에는 이름이 있다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39. 하양계열 ‘이렇듯 감미롭고 명예롭고 숭고한 것들이 전부 거듭해서 흰색과 관련되는데도 불구하고 이 색의 가장 깊은 관념 속에는 파악하기 어려운 뭔가가 도사려서, 두려움을 자아내는 피의 붉은색보다 더 많은 공포를 영혼에 안겨준다.’ 허먼 멜빌의 작품 42장의 한 구절이다. ‘고래의 흰색’이라는 제목을 붙인 장에서 그는 흰색의 골치아프고 이분법적인 상징성에 대해 참된 훈계를 늘어놓는다. 빛과 얽힌 탓에 흰색은 인간의 심리에 주로 신성한 대상에 대한 이미지로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니 경외와 공포를 함께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소설의 제목과 같은 백색증의 거대 바다 괴물 모비 딕이 보여주듯 흰색은 타자성을 품는다. 사람을 위한 색깔이라면 숭앙받을 것이나 그렇지 않으면 그다지 썩 인기가 없다. 너무 배타적이고..

잔잔 방/공책 2022.04.10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 노르망디에서 데이비드 호크니

노르망디에서 봄을 보내기로 한 데이비드 호크니와 마틴 게이퍼드가 주고 받은 이메일, 그리고 게이퍼드의 설명과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다. 글의 양이 적지 않았지만 금방 읽었다. 침대맡에 두고 자기전에 읽었는데, 어떤 날은 새벽 2시까지도 읽었다. 나도 누군가와 편지를 주고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고, 호크니를 따라서 눈뜨자마자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다. 여든 세살의 할아버지 화가의 삶이 전하는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 단순히 제일 비싸게 팔린 그림을 그린 화가로 알고 있었는데, 데이비드 호크니는 엄청 멋진 어른이었다! 그림에 사용하는 다양선과 질감의 표현들도 좋고, 색감도 좋다. 그리고 자신만의 패션철학도! 초록색니트가디건을 보면 이 할아버지가 생각날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예정보다 더 긴 시간을 노르망..

잔잔 방/공책 2022.04.0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작년 4월에 이사와서부터니까, 거의 1년간 내 침대위에 있던 책이다. 자기전에 조금씩 읽었는데 어제 마지막장을 넘겼다. 사실 두 번째 읽는 책이다. 처음읽었을때는 다른 사람들과 독서모임에서 읽었는데, 그때보다 전율은 덜했다. 시간이 더 흘렀기 때문인지 그래서 내가 변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역시 아무래도 두 번째보다 처음이 더 설레기 때문인지 잘모르겠지만 첫번째 읽을 때 이책은 꼭 두 번, 세 번 읽어야지,라고 생각해두었다. 그리고 읽다가 접어둔 부분을 기록해둔다. 한 번은 중요하지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처음 읽었을 때 소설 초반에 나오는 저 단호한 문장들 때문에 머리가 아팠다. 그럼 어떡하라는 거지? 우리는 한 번 사는데..

잔잔 방/공책 2022.03.28

드로잉수업_패턴과 구도, 드로잉과 상상_버트 도드슨

07 패턴과 구도 형태를 이용해서 만든다 화면을 구성할 때 놀이용 퍼즐처럼 형태를 잡는다. 패턴찾기 패턴을 언어로 묘사하여 시각을 조직화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범위정하기 뷰파인더를 이용하여 구도를 미리 보며 그리려는 대상의 범위를 정한다. 화면 자르기 제재의 일부 테두리를 잘라내고 배경의 형태를 늘리면 친근감 있는 구도가 된다. 모순되는 성질을 아우른다 하나의 화면에 상반되는 개념을 포함시켜 창조적인 긴장상태를 조성한다. 접선의 확인 화면의 요소끼리 닿기만 하고 확실히 겹쳐지지 않는 불필요한 우연을 피한다. 드로잉 연습주제 풍경의 단순화(흑과백으로 그리기)-얼굴의 단순화(흑과백으로 그리기)-패턴그리기-구도의 습작-명료함과 애매함아우르기-극단적 구도그리기 그리고 자기평가 08 드로잉과 상상 두개의 자루를..

잔잔 방/공책 2022.03.27

드로잉수업_공간감, 질감의 환영_버트 도드슨

05 공간감의 환영 공간감을 표현하는 네 가지 방법 1 형태를 겹친다. 두 형태가 겹쳐지면 우리의 눈은 한쪽이 다른 한쪽의 뒤에 있는 것처럼 인식하므로 입체감이 생깁니다. 2 크기를 줄인다 한 줄로 늘어선 동일한 크기의 물체들이 앞에서부터 뒤로 멀어질수록 차츰 작아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구름처럼 크기가 불규칙한 대상도 지평선에서 가까운 것일수록 점점 작아지게 그리면 깊이감이 잘 표현됩니다. 3 선을 모은다 큰길이나 선로, 전선 등은 지평선에서 하나의 점으로 모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현상은 선원근법의 기본입니다. 4 외곽선과 콘트라스트를 부드럽게 대상이 멀리 있을수록 그 사이에 있는 대기가 외곽선을 부드럽게 하고 콘트라스트를 약하게 합니다. 이것을 ‘공기원근법’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그림..

잔잔 방/공책 2022.03.27

드로잉수업_빛의 환영_버트 도드슨

4,5,6챕터에서 재밌는 부분이 있다. 각각 빛, 공간감, 질감 드로잉에 대한 수업인데 수업타이틀이 빛의 환영, 공간감의 환영, 질감의 환영이다. The illusion of light/depth/texture 환영이라는 말이 재밌다. 없는 게 있는 것 처럼 보이거나 감각의 착오로 사실이 아닌것이 사실로 보이는 환각현상 뭐랄까. 수십억명이 각자의 세계를 ‘보고 있는’ 모습이 새삼스럽다. 내가 보는 세상, 일상의 환영들을 잘 포착해서 그려보고 싶어지는 그런 느낌의 수업제목이랄까. 아무튼 모처럼 책을 읽으며 잠시 설레었다. 04 빛의 환영 빛과 그림자의 영역을 구획지도처럼 나워 그린다 음영의 경계를 분명히 정하고 나중에 경계를 부드럽게 하거나 수정한다. 1차세계대전 때 연합군 총사령관이었던 페르디낭드 포슈 ..

잔잔 방/공책 2022.03.20

그림멘토 버트 도드슨의 드로잉수업_드로잉 과정, 거장들의 필치, 비례와 물체의 계측

01 드로잉의 과정 실용적인 대화를 한다 그리면서 물체의 언어가 아닌 형태의 언어(선의 언어)로 자기 자신에게 말한다. 그 메시지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호기심에서 나오는 것이라야 한다. 제시어를 사용한다 그리는 동안 손이 움직이는 방향을 지시할 수 있도록 한다. 포착하고 싶은 윤곽의 특징을 나타내는 말을 마음속에서 되풀이한다. (종이를)보지 않고 그린다 가끔씩 눈은 사물을 향한 채 손은 계속해서 그린다. 겹쳐 그린다 잘못 그리거나 일그러진 선이 있을 때는 그린 선을 지우지 말고 그 옆에 새로운 선을 겹쳐 그린다. 지식보다 시각을 중시한다 화면보다 대상쪽에 주의를 집중시키면서 아는 것보다 보이는 것을 그린다. 보이는 대로 정확하게 그려 개성을 드러낸다 상징적이고 일반화된 표현이 아니라 단 하나밖에 없는 ..

잔잔 방/공책 2022.03.20

요가지도사과정_요가첫걸음yoga Mastering the basics_04_요가자세_산자세/태양경배자세

자세를 안정되고 편안하게 하라 - 파탄잘리 - 이 장에서의 도전은 근육과 관절을 단련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몸에 대한 자각을 좀 더 세밀하게 하고 호흡자각과 올바른 호흡의 특성을 자세법에 통합하는 것이다. 각 자세를 할때마다 의식해야 할 것은 호흡에 대한 지속적인 자각이며, 자세 시작부터 끝까지 동작 하나하나가 호흡과 연결되어야 한다. (…)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것 그리고 하타 요가가 가진 힘의 비밀을 열어주는 것은 몸, 호흡, 마음의 일치이기 때문이다. 1. 중심잡기와 워밍업 선자세로 눈을 감고 발이 바닥에 닿는 감각을 느낀다. 몸은 정수리까지 위로 늘인다. 숨을 내쉴 때 정화되는 느낌, 숨을 들이쉴때 양분이 공급되는 느낌에 주의를 기울이며 호흡을 자각한다. 흔들리지 않고 균형있게 자세를 유지한다. 발은..

잔잔 방/공책 2022.03.14

요가지도사과정_요가첫걸음yoga Mastering the basics_03_호흡훈련

- 정상적인 호흡 속도는 느리다. 평균적으로 심장은 1분에 70회를 뛰는 반면 호흡은 16회만 한다. 그러나 이런 16회 호흡으로 폐가 하루에 2만번 팽창하고 수축하여 35파운드(약16kg)의 공기를 소비하는데 이는 하루에 섭취하는 음식과 액체량의 6배가 됨을 의미한다. 하루 중에도 변한다. 호흡률은 격렬한 운동 후에는 1분에 30회 이상으로 빨라질 수 있으며 명상 중에는 5회 이하로 느려질 수 있다. 이렇게 호흡이 변동하는 동안 그 리듬 있는 파동은 신체와 마음의 통합을 유지한다. - 자율신경계는 호흡, 심박률, 체온과 같은 필수적인 기능을 조절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이런 기능들은 모두 이 체계에 의해 자동적으로 조절되며 보통 그런 내적과정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그러나 호흡은 의식적으로 자각이 가..

잔잔 방/공책 2022.02.27

요가지도사과정_요가첫걸음yoga Mastering the basics_02_기초자세

- 요가는 우리가 있기를 기대하는 자리가 아닌,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요가는 미묘하거나 강한 긴장을 느낄 때마다 몸안에서 흐르지 않고 막혀 있던 에너지와 경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유연성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관절의 저항은 구조적인 것이어서 변화될 수 없지만 대부분은 전생애에 걸쳐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 요가를 배우는 처지에서 우리의 관심인 세 가지 주된 영역은 경직된 근육과 결합조직, 무의식적으로 관절에 제약을 가하는 습관적인 자세와 동작, 육체적 긴장을 초래하는 정신상태다. 만약 우리가 요가를 통해서 변화를 갖고자 한다면 반드시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를 다루어야만 한다. - 요가의 정수는 능숙하고도 숙련되게 자신을 관찰..

잔잔 방/공책 2022.02.13

요가지도사과정_요가첫걸음yoga Mastering the basics_01

작년에 평생교육원에서 하는 요가 지도사과정수업을 시작했다. 주중에는 매일 새벽 5시 50분 요가수련을 했다. 1월에 필기/실기시험이 있었는데 이음여울이 코로나확진자 밀접접촉자가 되서 시험을 못봤다. 그래서 올 여름에 다시 시험을 봐야한다. 작년에 정신없는 직장생활로(퇴사와 이직은 핑계고) 공부는 거의 못하고 수업만 겨우 들었다. 그래서 혼자 조금씩 교재들을 다시 읽으면서 블로그에 정리해둔다. 교재는 총 6권 [요가첫걸음] [더 높은 의식을 향하여] [요가] [하타요가철학] [아쉬탕가요가] [요가디피카] 이외에 다른 자료들도 더 받았다. 기억을 더듬어 봤을때 교재 내용은 겹치는 부분도 있다. 요가디피카는 수학의 정석보다 더 두꺼운 하드커버책이고 나머지는 제본된 것들. 첫번째 정리할 책은 [요가첫걸음] -요..

잔잔 방/공책 2022.02.12

파수꾼과 호밀밭의 파수꾼

그리고 언젠가 한 번 보고 싶었던 영화와 책이었다. 넷플릭스 한달 무료체험하던 중에 파수꾼을 먼저 봤고, 영화를 보고 나서 책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 책을 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뭔가 막막했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으면 영화에 대한 막막함이 사라질까, 그런 생각. 내 막함이 어느 정도였냐하면, 영화를 다 보고 바로 리뷰를 검색하다가 맘에 닿는 게 없어서, 또 다시 바로 일어나 도서관으로 가 책을 빌려오게 하는 정도의 막막함이었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막막함이었다. 파수꾼은 뭔가를 지키는 사람을 말한다. 영화의 제목이 파수꾼인 건 아마 (포스터 속) 세 친구의 관계를 지키고 싶어했던 기태를 가리키는 것 같다. 책 제목에서의 파수꾼은 주인공 홀든 콜필드의 꿈을 가리킨다. 호밀밭의 파수꾼. "내가 ..

잔잔 방/공책 2019.07.16

근대번역과 동아시아: 중국의 번역어와 중국의 근대(양세욱)

동의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에서 2015년에 엮은 에는 1부 근대번역과 동아시아 철학, 사상에 5편의 글이 있고, 2부 근대번역과 동아시아 문학에 6편의 글이 있어 총 11편의 글이 실려 있다. '한자문화권의 철학과 사상 등의 발전 과정을 번역사적인 관점에서 조망하고자' 엮은 1부의 글 가운데서 한 편의 글을 뽑아 읽었다. 무척 흥미롭게 읽었고, 책에 실린 나머지 10편의 글도 모두 읽어보고 싶어졌다. 58 동아시아에서 근대는 풍문으로 먼저 왔다. 번역은 동아시아에서 근대를 형성해가는 중요한 과정이자 방법이었다. 근대 동아시아는 번역을 통해 서양을 이해하고 근대라는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분투하였다. 서양의 학문이나 사상, 제도, 지식체계 등을 담은 생소한 개념어를 어떻게 번역하여 보급할 것인가 하는 ..

잔잔 방/공책 2018.07.23

<번역의 성찰> 수잔 바스넷지음 윤선경옮김

책날개 있는 저자 수잔바스넷 소개 영국에서 번역학 및 비교문학을 가르치는 전세계적인 석학. 앙드레 르페브르와 함께 1990년 처음으로 번역학의 '문화적 전환'을 정의하고 단순한 언어적 접근을 뛰어 넘어 역사, 문화와 같은 더 넓은 컨텍스트에서 번역이 연구되어야 한다고 주장. , , 그리고 옮긴이 윤선경은는 영국에서 수잔바스넷의 지도를 받고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스승의 책을 번역한 셈. 번역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쓰인 39편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저자는 이 책이 '번역을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한 여자의 성찰로서' 이 책이 읽히길 바란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번역을 해보고 싶다는 내게 학과교수님이 추천해주신 책이다. 이 책을 먼저 읽어보고 그 다음 을 읽어보라고 하셨다. 밑줄친..

잔잔 방/공책 2018.07.20

예자오옌<화장실에 관하여> 조성웅 옮김

예자오옌叶兆言 조성웅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학교 도서관에서 중국문학서가쪽을 서성이다가 제목이 맘에 드는 소설집을 몇권 뽑았다. 그리고 맨 먼저 예자오옌의 단편소설집에서 를 뽑아 읽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자가 좋아서, 장자의 이야기들이 좋아서 중문과에 편입해 공부하고 있다. 크고 거대한 중국의 역사와 이야기들을 더 많이 알고 싶다. 그러나 내가 읽었던 중국문학작품은 손에 꼽는다. 중고등학교때는 거의 일본문학을 읽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론 중국작품들을 틈틈이, 꾸준히 읽어볼 계획이다. 화장실에 관한 이야기는 우선 부끄럼을 많이 타고, 눈이 크고, 흰 피부에 연지빛 혈색이 도는 양하이링이 공장에 첫출근하던 날로 시작한다. 그녀는 공장내에서 모든 남자들의 시선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를 비롯해 몇몇 ..

잔잔 방/공책 2018.07.04

알베르 카뮈 <전락>

집 앞 도서관에 큰글자도서밖에 없어서 큰글자도서버전의 을 빌려 읽었다. 글자가 너무 커서 처음엔 어색했지만 금새 익숙해졌다. 5월 어린이날 토요일, 일요일, 그리고 대체휴일 월요일까지 읽었다. 책은 얇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끌라망스가 암스테르담의 멕시코시티라는 한 바에서 만난 누군가와 며칠에 걸쳐 만나 대화하는 내용인데, 대화상대방의 말은 한마디도 없고 화자의 말이 전부다. 끌라망스느 잘 나가는 변호사였다. 하지만 어느 날 타인의 죽음을 직접 듣게 된다(풍덩) 그리고 그 순간을 외면했던 끌라망스. 이후 그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책 제목처럼. 끌라망스는 속죄판사가 되어 자신의 바닥을 보여줌으로써 타인의 속죄를 이끌고자 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를 향해서도. 그래서 가정의 달 5월의 첫주, 이 ..

잔잔 방/공책 2018.06.16

정기용을 읽다2 <감응의 건축-정기용의 무주 프로젝트>

42. 크고 작은 대다수 소도시들은 대체로 기계적이고 행정편의주의적으로 건축을 양산한다. 합법적인 최소요건만 갖추어지면 모든 일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건축을 진행하는 것이다. 43. 그러나 이 문제에 현실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깇이 있는 질문은 여전히 부재한 상황이다. (...) 건축가는 공간을 제안하지만 실질적으로 시간까지 제한할수는 없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많은 책임을 지는 직업인다. 바꿔말하면, 사람들과 삶은 변하고 식물은 자라난다. 변화하는 사람들의 삶과 식물의 삶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정지된 건축은 생명력있는 건축으로 전환된다. 이것이 바로 건축을 지속가능케 하는 힘이다. 44. 건축가가 하는 일은 궁극적으로는, 공간이 아닌 시간을 설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공간은 수단에 불과하고,..

잔잔 방/공책 2017.06.17

<흑산> 김훈

(김훈 장편소설 의 속표지다. 김훈이 직접그린 '가고가리'라는 이름의 괴수. 먼 바다를 오고가는 새, 배, 물고기, 그리고 대륙을 오가는 말을 한마리의 생명체 안으로 모아 표현했다고 한다. 가고가리는 가고 또 간다) 5월부터 도서관에서 동화작가 김해등 선생님께 바다이야기꾼이라는 제목의 수업을 듣고 있다. 바다, 섬과 관련한 어마어마한 이야기들을 듣고 또 우리가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보기도 하는 수업인데 , 뭐라고 해야할까, 재밌다. 재밌다기보다 적성에 맞는다고 해야할까. 재밌는 이야기도 듣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내가 직접 써보기도 하고, 그림도 그려보고 등등 내가 좋아하는 요소들이 많은 수업이다. 그래서 요즘 머릿속엔 바다, 섬, 물고기, 섬사람들, ... 이런 것들이 둥둥 떠나닌다. 우연히 시민연..

잔잔 방/공책 2016.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