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여울 방 23

페파피그1 영어공부 쇼핑, 생일파티, 영화 카메라, 연극

You're too big for the trolley, Peppa. 카트에 앉기엔 너는 너무 크구나 페파. Silly magic daddy, you said all three colors. 엉터리 마술이에요. 아빠 3가지 색을 다 말했잖아요. It's a bit harder than I thought.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좀 어려운데. For the sake of the actors, no photography, please. 배우들을 위해서 사진찍지 말아주세요.

2019 이음여울 그림들(feat.잔잔미술부)

2018년 겨울, 이음이는 어린이집에서 미술학원에 다니는 한 친구처럼 자기도 미술학원에 가고 싶다고 나에게 말했다. 그래서 잔잔미술학원을 열었다. 엄마표 미술수업 이런거 검색해보다가 너무 거창해지지말자고 스스로 다독이며, 그냥 하고 싶은 거 그때그때 하기로 하고 일요일마다 했다. 그렇게 미술학원 선생님이 되었다(그렇지만 딱히 뭘 가르쳐 주는 건 없다, 재료나 주제를 정하고 각자 종이를 펴고 각자 그림을 그린다, 요즘 계속 자유주제라고 했더니 이음이가 주제를 정해달라고 해서 얼굴, 이라고 던져주었다) 부모자식관계에서 벗어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나를 잔잔이라 부르라고 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나름 진지했다. 동화책 보고 따라그리기, 동물 사진이나 캐릭터 따라 그리기, 수채화물감으로 그리기, 반짝이풀로 크..

6월의 그림들

(여울이가 그린 고래. 뽀로로 고래 노래에 나오는 고래라고 한다) 기말고사즈음부터 해서 끝나고 나서 지금까지 이음이 여울이랑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주로 자전거를 타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할머니가 선물해준 맥포머스로 만들기하거나 그걸 이용해서 그리거나 하는 게 나랑 하는 놀이의 전부. 아 책읽기도. 그것도 물론 내가 다 참여하거나 지켜보는 건 아니고; 자기들끼리 꽁냥꽁냥 놀때가 더 많다. 그러다 스케치북을 다 써서 새로 꺼내주며 다 쓴 걸 훑어보니 멋진 것들이 많아서 찍어뒀다. 그러면서 요즘 그림그리는 것들도 틈날때마다 찍어주고. 요렇게 기록해둬야지. 이름하야 2018년 6월의 그림들! 여울이가 그린 달님과 별님들. 달님 안에 있는 분홍하트들은 토끼란다*_* 이음이가 그림. 작은 날벌레(!)같은 것들이..

똑똑한 게 뭐지?

일곱살이 된 이음이. 요즘 종종 어디서 듣거나 보고와서 뜻을 잘 모르는 단어를 물어본다. 오늘 저녁, 할머니집에서 저녁을 먹고와서 치카하고 동화책 한권을 읽었다. 그리고 잘자, 인사하고, 우주만큼 혹은 우주보다 더 많이 사랑한다는 말을 나누고 얼마쯤 지났을까. 주말엔 형아랑 노느라 낮잠 안자는 여울이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이음이 갑자기 엄마 '영량'이 뭐냐고 묻는다. 영량? 명량? 명량하다? 응. 밝고 빛난다? ㅋㅋㅋ아무튼 좋은 뜻이야. 어디서 들었는데? 스피노는명량하고 빠르대. 명랑하고 빠르다고? 안 어울리는데...혹시 영리하고 빠르다고 안 했어? 아 맞아! 영리하고 빠르대. ㅋㅋㅋ영리한 거는 똑똑하다고. 천재? 천재가 뭐야? 음 천재는 뭘 엄청 잘하거나 엄청 똑똑한 사람을 천재라고 해. 만들기를 잘..

아프면서 자란 생각 (내가 바라는 노후대책)

이음이와 여울이가 아플 때 나는 감각을 곤두세운다. 체온의 변화, 콧물의 색과 흐르는 빈도, 기침의 얕고 깊음과 횟수, 손,발의 온도와 굳기(!) 등을 살피고 챙긴다(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무심한듯' 살펴야 한다는 것. 왜냐면 아이들은 엄마의 감정을 따라가기 쉬워서. 내가 너무, 아이고 큰일났다, 또 아프네, 그러면 아이들도 그렇게 느끼기 쉬우니까. 무심한듯 살피고 챙겨야 한다. 근데 그게 잘 안될 때가 있다휴). 그러다 아이들이 다 나을무렵 내가 옮아 고생하고 종당엔 셋이 돌아가면서 아프고 나서야 한 번의 감기가 맺음지어진다. 다이어리 기록을 보니, 두달에 한번꼴로 오던 감기가 올 1월부터 월례행사마냥 매달 한차례씩 찾아왔다. 길게는 보름을 셋이서 돌아가며 앓았다. 그 시간들 속에서 참 여러..

그림을 그리는 이음이

이음이가 그림을 그릴 때가 좋다. 아무렇게나 크레용을 손에 쥐고 아무렇게나 내키는대로 죽죽 그러가는 선들과 점들이 좋다. 요즘 부쩍 색칠도 하면서 멋진 그림들을 그려보인다. 이음이에게 유일하게 아낌없이 사주는 게 있는데, 바로 스케치북이다. 여울이가 태어나기전에 이음이랑 주로 그림을 그리면서 놀았던 것 같다. 스케치북들이 창고 박스안에 제법 쌓여있다. 엄마는 이렇게 모인 스케치북들이 보물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놈도 커서 그리 생각해줄까. 아니다 어제는 아빠가 자주 하는 말따라서 다 쓴 건 버려, 이런 말을 했었다. -,.- 그래서 내가 이음이가 열심히 그린 건데 버릴까, 했더니 아니라고 하긴 했지만. 어쨌든 무언가를 슥슥 주저없이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저녀석의 손길을 보고 있노라면 무언가... 좋..

이음이를 소개 합니다.

목포로 이사와서 새꿈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아직도 엄마랑 헤어지기 싫어 어린이집 앞에서 칭얼 되지만 어린이집에만 들어서면 신나게 뛰어 노는 아이랍니다. 부모 협동조합 어린이집인 새꿈 어린이집은 모든 조합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어린이집이랍니다. 함께 만들어간다는 것은 진정 아름답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이지요. 이 곳에서 잘 자라 그런 아름다운 일을 잘(?) 하는 아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애들은 밖에서 크나보다

지난달 20일부터 집을 떠나 지내고 있다. 진안부귀면에 계시는 선생님한분께 메일로 인사드리고 여쭙다가 내려가 집을 구하기로 하고 5박 6일간 황금리에 있는 황토방에서 머물렀다. 식재료 사다가 밥해먹고 아궁이에 불때고 자고 여기저기 전화해보고 찾아가고 별도 보고 산책도 하고 귀농귀촌캠프도 다녀왔다. 매일매일 새로운 분들을 만났다. 집에서 엄마랑만 지낸 30개월 이음이는 낯선사람에 대한 경계가 꽤 강한편이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컨디션이 안좋을땐 그냥 울어버리고 매달리기 일쑤였다. 헌데 다행히 내려와서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외려 자신에게 관심가져주지않는 선생님께 먼저 다가가기도 해서 속으로 놀라기도 했다. 아무튼 이래저래 함께 잘다녀주어서 고마웠다. 여울이는 낯을 가릴까 말까 에..

형제는 닮는다

여울이가 뱃속에서 나와 집으로 오고나서부터 형제가 동시에 낮잠을 자는 시간은 나에게 달콤한 초콜릿하나 같은 시간이 되었다. 아주 짧은 시간이긴하나 나름의 여가를 보내며 자는 아가들을 바라보면 둘은 자주 비슷한 자세를 하고 자고 있는 것이다. 웃겼다. 그리고 그럴때마다 찍어서 모아두었다. 형제는 닮는다. 자는 모습까지도.

두번째도 서툴다

조산원에서 여울이를 낳았던 과정과 느낌들을 정리해보려고 이렇게 제목을 붙여봤다. 두번째도 서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출산뿐아니라 삶의 많은 일들이 그러했던 것 같다. 늘 두번째도 서툴었다. 그런데도, 한번해봤잖아, 처음보단 잘하겠지, 하는 생각들을 하며 괜히 괜찮은 척 하곤 했다. 실은 처음보다 더 떨린적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한 번해봤으니 더 잘해야 된다는 부담도 좀 생겨버린 두번째의 많은 일들에, 갑자기 위로를 해주고 싶어진다. 사실은 처음이나 두번째나 어쩌면 세번째도 고만고만 어려울지도 몰랐을 일이다. 그렇게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다섯번... 숱한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야 내 몸에 익게 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물론 그렇다고 출산의 과정을 그렇게 많이 경험하며 몸에 익혀갈 ..

이음이가 그린 프로필 사진

〈이음이네〉 온라인 집 프로필사진이다. 한동안 이음이랑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만 가지고 놀았다. 나는 이음이 장난감이나 주변의 물건들을 그리고 이음이는 옆에서 나를 따라 그렸다. 수많은 연습끝에(이음이가 다쓴 스케치북은 무려 11권이나 된다) 이음이는 점을 찍을 수 있게 되었고, 선을 찌익하고 그을 수 있게 되었고, 마침내 동그라미를 그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더니 내가 자주 그려준 사람의 얼굴을 따라 그렸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가리키며 이름을 붙여주었다. '아빠, 엄마, 아기, 이음이.' 이음이네는 현재 이렇게 넷이 살고 있다. 물론 내가 헤아릴 없는 수많은 생명체들과 함께 하고 있을테지만. 우선 머리검은짐승은 넷이다. 앞으로 또 어떤 생명과 함께 하게 될까? 이란 책을 읽고 있다. 이사가기에 읽..

사랑에 대하여

2013년 4월 30일 2012년 6월 18일 새벽 6시 8분 이음이가 태어났다. 뱃속에서 살짝 하늘을 보고 있던 탓에 이음이가 나오기까지 2박3일이 걸렸다. 진통이 계속 되는 와중에도 병원에 가기 싫었던 나는 쪼그려앉았다 일어서기, 걷기등의 운동을 하며 이음이가 어서 나와주기를 기도했다. 전날 밤 9시에 양수가 터졌고 밤새 나는 엄청난 진통과 씨름하며 새벽녘에 머리가 꼬깔콘처럼 눌려서 나온 이음이를 만날 수 있었다. 이음이가 나오고 나는 거의 실신했다. 사진속의 나는 '아 이 아이가 내 뱃속에서 자라 나오다니! 신기해' 하는 표정으로 이음이를 보고 있다. 힘들고 아팠던 출산의 과정과 더불어 이 작고 여린 아가를 씻기고 재우고 먹이고 달래면서 나는 모성애라는 엄청난 힘으로 이음이에게 집중했다. 집중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