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프로젝트의 벽

목포 자전거 투어 (2016.4.18-19)

 잔잔 2016. 4. 20. 13:50

총선이 끝나고 이틀간의 휴가를 얻은 쌩쌩.

올해부터 이음여울 모두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으므로 평일의 휴가는 둘만의 시간이 된다!

뭘할까 고민했다. 영화를 보러갈까, 마지막으로 함께 영화관에 갔던 게 이음이가 태어나기 열흘전이니 2012년 6월이었을게다.

허나 볼만한 영화가 없다.

 

그러다 갑자기 목포자전거투어를 하기로 했다. 어째서 대화가 그렇게 흘러갔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무튼 그렇게 됐다. 내가 첨으로 사서 끌고 다녔던 자전거는 서울 용산집에 버려두고 왔다ㅜㅜ. 양화대교에서 사고한번 난 뒤로 위험해보이는 자전거(가볍고 얇은 하얀색 자전거였다!)말고 좀더 낮고 안정감있는 자전거를 타길 바래왔던 쌩쌩과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수 있도록 바구니가 있으면 좋겠다는 내 바람이 더해져 바구니가 장착된 빨간 자전거를 구입했다.

 

 

쌩쌩의 검정색 자전거 뒤로 보이는 자전거가 나의 두번째 자전거다. 어라 아직 이름을 안 지어줬네.

 

 

기어가 없는데 다니는데 지장이 없었다(사실 첨엔 동네용자전거라고 툴툴거렸다). 5년만에 자전거를 타서 첨엔 조금 불편했는데 좀 타고다니면서 의자높이도 맞추고 자세도 편해져서 좋았다.

 

목포로 이사온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아이들과 다닌 동네주변말고는 거의 아는 길이 없었다. 차를 타고 돌아다닐땐 역시 길이 눈에 익지 않는다. 발로 직접 걸어다니면 길을 익히는데 더 좋겠지만 자전거도 훌륭하다^^ 쌩쌩은 목포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녀 목포길을 잘 알고 있으므로 쌩쌩의 가이드아래 계획을 세웠다.

 

 

 

옆에서 아빠랑 똑같이 지도를 그리겠다는 이음이와 여울이

 

 

목포는 우선 크게 구도심을 중심으로 하는 큰길과 신도심(하당)을 중심으로 하는 큰길, 백년대로를 알면 된다고 했다. 첫날엔 집에서 유달산, 어민동산, 목포항, 목포역, 유달경기장, 한사랑병원, 한솔문고, 평화광장을 돌아 자유시장을 거쳐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돌았다. 그리고 둘째날엔 집에서 9호광장, 동부광장, 3호광장을 따라 버스터미널을 돌아 평화광장, 문화예술회관, 삼학도를 돌아 북항을 거쳐 집으로 왔다.

 

집에서 나와 돌아다녀 보니 항구도시 목포에서 살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조금만 나가면 바다가 보이고 또 시장근처에선 그물을 손질하시는 할아버지들, 생선을 말리는 모습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항구주변에 정박한 작은 통통배들과 좀 더 큰 배들이 항구의 그림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여러모습들을 찍어두었으면 좋았겠지만 사진은 최소한으로 찍고 자전거를 타고 도는 데 집중했다. 이음이와 여울이 하원시간이 3시 30분이어서 아침 9시에 출발해 3시엔 집으로 돌아오는 계획으로 움직였다.

 

자전거투어를 위해 알고있던 자전거 가게를 찾아갔으나 가게는 없고 빈터만 남아있기도하고(이사간 곳으로 다시 찾아갔다), 방송에도 나왔다는 목포맛집을 찾아갔더니 그날은 정기휴일이고, 이런 일들이 잦았지만 역시 그런, 계획대로 안되는 것이 묘미라며 충분히 즐겼다!

 

개인적으로, 삼학도를 돌면서 보았던 목포항과 여객터미널의 모습이 맘에 남았다.

 

 

 

 

 

 

 

 

시간이 짧아 아쉬웠지만 그래도 충분히 좋았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서 단단해진 다리도 맘에 들고, 새로생긴 자전거로 돌아다닐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 것도 좋다.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느 것보다 빠른것 같다(실제로 시간을 재보진 않았지만 배차간격이 서울에서보단 많이 길어 볼일이 있어 한 번 나갔다 오면 두시간정도씩 걸렸다) 그리고 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목포는 작은도시라는 점이 왠지 맘에 들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전거를 타고 하루종일 돌아다니면 하루동안에도 다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좋다는 건 아니지만. 음.

 

 

다음번에 또 쉰다면 유달산 꼭대기도 올라가보고, 자전거타고 영산강하구둑을 넘어 영암으로 넘어가보기로 했다. 그날이 언제올진 모르겠지만^^; 이번엔 큰 길을 중심으로 돌아다녔지만 다음번엔 영역(!)을 정해놓고 걸어다니며 돌아보고 싶다. 특히 구도심부근. 유달산과 목포역사이의 작은 길들 구석구석.

아무튼 마지막 사진으로 목포자전거투어 기록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