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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만 조금 뺏을 뿐인데' 다시 읽기 <형식을 다루는 최고의 인생론>

쌩쌩 2021. 11. 9. 21:11

인생에 지침이 되어 줄 책 한권

 

이번에 수술을 하고 입원하면서 회복하는 시간들을 채워줄 책 한 권으로 선정, 이미 한번 읽었던 책이었지만 큰 수술을 겪는 과정에 다시금 시작하는 인생이라는 느낌에 지침이 되어줄 책을 읽고 싶단 생각을 하다가 바로 떠올린 책이다. 이 블로그를 쭉 보면 우치다 타츠루 선생님의 책이 무진장 많다. 10년 전부터는 거의 우치다 타츠루 선생님의 책을 재독 하고 신간 나오면 읽고 다시 읽고를 여러 번 반복하는 중이다. 최근에 또 신간이 번역되어 나왔던데 도서관에 신간 목록으로 신청해야겠다. 내가 다 채워 넣는 듯...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법'은 거의 4번은 읽은 것 같은데 이것도 언젠가 독후감을 써야 하는데.. 잡설이 길었다.

 

 

 

다들 주문 모음집을 가지고 계신가요?

 

나에게 있어 이 책에서 길러온 최고의 문장은 '불쾌한 인간은 예의를 지켜 최선을 다해 피하라' 이다. 하지만 이게 정말 쉽지 않다. 수많은 평가와 판단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상처를 줄 수밖에 없고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지만, 특히 권력 관계 내에서는 이상하리 만치 힘이 있는 자는 힘이 있는 방식을 흉내 낸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배려 놓는다. 그 자리라는 것은 종류가 무진장 많다. 사장, 선배, 나이, 선임, 경험, 지위, 대표.......수많은 저주와 예언을 날리며 자기 실현한다.  그리고 그 불쾌라는 것도 종류가 무진장 많다. 험담, 이간질, 옳음, 허세, 깨달음, 강요....

 

너무 숨이 막힐 때면 아주 가끔 적당히 상대하는 경우가 있긴 하는데, 그럴 때마다 다시금 후회하곤 한다. 그러지 말껄, 그 사람이 자기만의 세상에서 헤어나오든지 말든지.. 내가 사람보는 눈이 있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듯 표현이 된 것 같긴 하는데.. 그냥 쓸데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는 나의 수준이 이정도 일 뿐이다. '예의를 지켜 최선을 다해 피한다' 훌륭한 명언들이 엄청 많지만 자신의 신체에 각인되어 있는 사람들마다 마음 속으로 되뇌는 주문모음집들이 있을 것 같은데.. 갑자기 삼천포로... 빠진다.

 

왠지 제2의 인생이라는 거창한 썰로 시작했지만, 역시나 열심히 살고 싶지는 않다. 그냥 조금 더 행복하면 좋겠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무라카미 하루키)으로 삶을 가득가득 채워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