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우리는 아주 쉽게 인과론적으로 환원론적으로 음모론적으로 어떤 하나의 원인으로 치환하고 희생양 찾는 사고방식(의미 부여)에 익숙하고 그 하나의 원인을 만들어 낸 다음에는 아주 거대한 성(조직과 이론)을 쌓아 간다. 그러한 성은 아주 쉽게 어떤 논리에 의해 무너지기도 하지만, 기어코 살아 남아 저주를 내린다. 그리고 뱉은 저주는 이루어져야 하므로 증명하기 위해 몸을 불사른다. 우리가 진혼제를 하는 이유도 어찌하여 살아남은 자들이 죽어 사라진 옛 성을 위로하고 저주를 잠재우기 위해 하는 일이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무래도 '지옥'의 현실에서 '지옥에 간다'란 고지 문장에 의해 작품 안에서 인간은 의미를 부여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신인지 자연현상인지 모를 것이 나와 '지옥에 간다'라고 말하고 그 일이 시연된다. 그 '지옥'은 우리가 아는 그 '지옥'이 아닌 건가? 정진수는 그러한 고지를 받고 '난 아무런 죄가 없다' 그럼에도 그러한 고지를 받았으며, 공포 속에 20년을 짓누르며 산다. 그리고 이러한 공포가 인류를 구원할 꺼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성(새진리회)을 만든다. 다른 많은 사람들은 이 '지옥'의 현실에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게 될까?
우리는 많은 것에 의미를 부여 하며, 그 의미에 원칙을 세우며 산다. 하지만 사랑은 이런 것이야 라고 말하는 순간 그건 사랑이 아닌 것이 되고 만다. 힘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했던 그 말(의미) 한마디가 나중에 나의 족쇄가 된다. 예를 들어 상사에게 폭언을 듣고 업무적으로 과다한 일을 해 몸을 혹사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가 성장하기 위한 시련일 뿐이야'라고 참는 순간(의미 부여) 나는 시간이 흐르면 후에 그와 같은 상사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야 하는가? 자연에는 아무런 원칙이 없다지만 정말 우리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는 살 수 가 없다. 그럼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야 할까? '지옥'의 현실에 새진리회처럼 의미를 부여하며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은유적으로 표현했을지 모르지만 '넌 지옥에 간다'가 사실 너무 무섭다. 그 고지가 실제 우리의 현실이 된다면 우리의 삶이 정말 사라져 버릴 것 같다.
그래 '지옥에 간다'고 했지만 그건 자연현상에 불과하다. 폭력은 폭력이다.(종말은 무슨..)
[쌩쌩 방/책] - 지옥 완결(1,2권) 웹툰 - #1 '지옥'이라는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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