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쌩 방/의자

축구 조기 축구회(이미지 트레이닝)

쌩쌩 2021. 12. 2. 17:04

 

 

 

다치지 않게 축구 합시다.

 

 

축구는 증여(패스)하는 게임이라고 한다. 가장 적절한 위치에서 공을 패스한다. 내가 가지고만 다녀서는 안 된다. 인간은 교환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동물이지, 그 교환하는 물건이 무엇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 우리는 교환하는 물건과 물건 간의 가치가 등가인가 하는 여부에 목매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지금은 어느 순간 그런 것보다는 어떤 상품 뒤에 있는 심상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도 한다. 아무튼 복잡한 동물이다.

 

 축구하면서 이런 이상한 생각을 하면서 하지는 않지만, 축구 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긴 하는데 이를 나름대로 이미지적으로 정리해서 축구를 하다 보면 왠지 축구하는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경우가 있다. 정말 이상한 놈이다. 어떤 역할(수비나 공격)을 부여받고 축구를 하는데, 어떤 역할(논리)을 맡지 않고 하다 보면 난리도 난리가 아니다. 어떤 역할, 기준을 맡다 보면 그 기준에 의해서 조감적 시야가 생긴다. 즉 나 자신을 유체 이탈해서 타자화 시키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 뒤에도 우리 팀이 있는 듯한 사념에 사로 잡혀 팀워크를 행한다면 나는 이리저리 팔다리가 긴 복소적인 구조체가 되는 것이다. 한순간의 타이밍에 공을 넣어 줄 수 있고 한 순간에 어느 위치에 설 수 있다. 그리 맞아 떨어지는 순간 환호성이 나온다. 

 

 

 

 

하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다. 각자의 판단들이 난무하고, 끊임없이 자신들의 암묵적인 생각들에 중얼거리기도 일쑤다. 어떤 역량의 문제이기도 하고 상대팀이 위의 그러한 팀워크가 아주 잘 되어 있는 팀이라면 오히려 모든 구석구석 당한다. 생각하면 늦는다. 이미 상상하고 미래를 선취해 상대방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지체시켜 뒤쫓아 오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거꾸로 이미 미리 선점해 들어가 있다. 꼼짝달싹 못한다. 패스할 때가 없으면 적절한 드리블이 필요함에도 패스하라고 악을 지르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고, 고개를 들지 못하면 주위가 눈이 되어 주기도 해야 할 터인데, 아무런 말도 하지 않기도 한다.

 

패스를 잘하기 위해서는 시야 확보도 중요하지만 나름대로 공을 지키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내가 왼발을 내 딛으면 모든 팀은 왼쪽으로 한걸음 움직인다. 상상하고 몸을 적절히 밀어 넣는다. 아니라면 빠져야 한다. 다치지 않기 위해서도 이미지 트레이닝은 필수다. 무작정 달려가다 보면 크게 다친다. 축구는 몸을 안 다치는 능력을 키우는 데에도 탁월한 훈련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축구하면 크게 다치는 경우들이 너무 많은데, 나를 죽이려고 드는 상대라든가 어느 상황에서는 두려움이 확 생기는 경우들이 많다. 미리 예견하는 순간들이 생긴다. 사자 앞에서 도망칠 것이 아니라 사자가 저 멀리 있다면 미리 돌아간다.

 

축구를 하다 보면 자신의 신체에도 정말 많은 관심이 생긴다. 신체를 잘게 잘게 나누는 것도 가능해진다. 앞축을 끌면서 움직이는 것, 앞 축을 내딛으면서 공을 찰 때나 그렇지 않을 때, 그냥 힘차게 차는 경우와 어떤 다른 느낌으로 찰 때 완전히 다르다. 정말 유명한 축구 선수들의 기술들을 보면서 나도 가능 하지나 않을까 하고 연습을 하다 보면 잘 안 되는 경우들이 많다. 항상 익숙한 방식들만 고집하다 보니 한계에 달한다. 다양한 신체적 운영을 배운다면 특정한 상황에서 적절히 사용할 수 있음에도 배움을 멈추는 경우도 많다.

 

축구를 시작할 때 주문을 외운다.

한계를 인식하고 역할에 충실하고 빌드 업(경기 전체)
잔발 도리도리 발바닥(나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