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살았을 때 정말 돈이 없던지라, 차를 산다는 것은 언감생심이었는데, 둘째가 생긴 이후 짐이 엄청 늘어나고 이건 인간의 한계를 넘었다고 판단한 순간, 가진 돈 다 털고 나머지는 2년 할부로 파란색 2010년형 모닝을 중고로 구매했었다. 지금도 이 차는 아직도 나의 애마로 최근에 타이밍 벨트, 뺏더리, 타이어, 마우라, 에어컨 필터 등 하나하나 갈았으니 앞으로 한 10년은 더 타고 싶은 마음이다. 이 차는 그때 당시 돈이 없으니 정말 검색도 많이 하고 고민 고민 끝에 sk엔카로 보증받아서 다른 비슷한 모닝에 비해 가격이 조금 더 나가더라도 괜찮아 보여 구입을 하였다.
뽑기를 잘 한 모양인지 2014년에 샀으니 정말 잔 고장 없이 어언 만 7년간 잘 사용하고 있다. 이 조그만 모닝으로 진안도 가고 목포도 오고 목포에 와서는 서울도 가고 꾹꾹 짐들 눌러서 일주일간 전국 캠핑도 가고, 정말 별짓을 다 했다. 그러다 이음엄마가 일을 남악으로 다니다 보니 차가 필요해 이 모닝을 타고 다니도록 했다. 그러다 내가 잔머리를 굴린 거다. 5급 노후 경유차량을 구입해서 1년간(?) 소유하다가 추후 폐차 보조금을 받고 트럭 전기차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어디서 들은 거다. 이 잔머리가 나중에 큰 사달이 났다.
이제 일을 좀 더 본격적으로 해보자 하는 마음에 뒤에 짐칸이 있는 중고 쌍용 액티언 경유차를 알아보다 특별한 고민 없이 모두 할부로 구입하였다. 잔잔이 캠핑도 가자 하고 이래 저래 1년간은 유용하게 잘 쓰다가 전기포터로 바꾸는 과정이 생긴다면 더날 나위 없이 좋을 거라는 판단을 한 거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5급 노후 경유차량이란 정말 오래된 거고 그런 차량이 전국 어마어마하게 많고 내가 구입한 차량은 확인해 본 결과 4급 경유차량인 거다. 제 꾀에 제가 넘어간 거다.
https://emissiongrade.mecar.or.kr/www/emigrade/myCarGradeSel.do(환경부 소유 차량 등급 조회)
그런데 점점 더 사달이 나기 시작했다. 고민 없이 그냥 흔쾌히 구입한 차량이 레몬(겉은 반지지르한)이었던 거다. 구입하고 일주일도 안돼서 도로 중간에서 차가 멈춰 버렸고 덜덜덜 천천히 가는 차량을 다행히 길 한쪽에 댈 수 있었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에서야 부리나케 검색을 시작한 거다. 중고차는 1개월 또는 2000킬로 미터까지 보증을 받을 수 있다나, 그런데 10만 킬로 미터 이상 차량은 안된다는 말도 있고(쌍용액티언 10만키로 넘음)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바로 매매상인에게 전화를 했고, 수리를 해 준다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수리가 장장 일주일이 넘었다. 쌍용 액티언은 미션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고 하더니 그러한 수리를 했나 보더라.
하지만 이미 첫 단추를 잘못 꽨 상태였던 거다. 중고차 매매상도 차의 상태를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할지라도, 아무튼 제대로 똥 밟았다. 또 얼마 안돼서 차에 경고등이 들어오더니 멈춰버렸고 또 견인 조치해 차량 수리를 맡겼다. 다시 매매상인에게 전화하니 저번 미션 수리로 돈을 너무 많이 들어서 이번에는 안된다고 하는 거다. 울며 겨자 먹기로 수리하는 부분들을 물어보니, 엔진 뭐를 갈아봐야 하고 머시기 청소도 한 번 싹해야 될거라는 거다. 그래, 이 레몬시장에서 조심하지 못한 나의 책임이 크다. 인간과 인간관계에서 그렇게 계약관계만이 남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던지라. 그리 조심해야 하는 것이거늘..
그리고 고치고 다시 타기 시작했다. 또 한번 수리를 싹 했었지만 그 차를 타면서 언제 멈춰 버릴지 모르는 불안함은 정말 별로 기분이 안 좋았다. 그러다 또 사달이 났다. 이미 두 번이나 멈춰버린 차였기에 이 차를 타고 어디 멀리 장거리를 간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아닐까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이제 좀 잘 나가는 것 같고, 그리 걱정을 해야 할까 해, 하동군 근처의 문수암 템플 스테이를 가기로 결정하였다. 이 선택이 이 차의 마지막이 되었다. 가는 길에 경고등에 불이 들어오더니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길에서 산을 오르는 길에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 특이한 소리를 잊을 수가 없다. 뒤에는 검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차가 달달달달 기이한 소리를 내기 시작한 거다. 그리고 멈춰버렸다. 어쩔 수 없이 아이들과 엄마는 택시를 타고 문수암까지 가야 했고 나는 이 차를 가지고 목포를 가야 하나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견인은 25킬로 미터인가는 무료이고 그 이상은 킬로당 금액을 따로 받는다고 하고 폐차의 경우는 견인 아저씨도 하동에서 처리해 줄 수 있다 해 그리 하기로 하였다.
겉보기에는 차가 괜찮아 보였던지 견인 아저씨가 함 고쳐 보겠다고 해서 그러시라고 했다. 난 이제 완전 포기니까 다시 고쳐도 불안해서 탈 수가 없으니 쓸 수 있는 사람이 잘 쓰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견인 아저씨도 일주일간 이리 저리 알아본 결과 엔진 이상은 하나하나 고치면서 차를 알아가야 하는 과정이고, 그러기에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이야기를 듣고 결국 견인아저씨도 포기하고 말았다. 이 차를 올해 3월 1일 날 샀는데, 결국 8월 15일쯤 하동에서 폐차하기로 한 거다. 추후 폐차하는 과정에 차량 보증으로 할부가 걸려 있는 거라 그것을 풀고 신용대출로 갈아타 마무리하고 폐차 마무리하였다. 해이한 한 순간의 선택으로 큰 재산이 날아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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