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실컷 그림을 그리며 놀던 여울이가 아빠랑 목욕하고 있을 때 더 놀고 싶은 이음이가 자기 목욕차례를 기다리며 다 쓴 스케치북을 뒤적이고 있었다. 그때 옆에서 나도 같이 뒤적이다가 이 여섯개의 얼굴이 그려진 쪽을 찾았다. 이음이 설명에 의하면 여울이랑 이음이가 같이 그렸다고 한다. 어떤 걸 자기가 그렸는지 이야기 해줬는데 까먹었다. 2 이음이가 새꿈에서 생일잔치하고 선물로 받아온 크레파스는, 뭐랄까, 색칠하는 맛이 난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건 윤숙이 이모가 선물해준 손에 묻지 않는 크레용이었는데 이번에 받아온 것은 손에 막 묻고 잘 번지고, 진하고 빠르게 칠해지고 똥까지 싼다. 그 크레파스를 들고 둘이 한 번 놀면 손, 발, 다리, 바닥 여기저기 묻고 난리가 나 치우기 힘든 나는 때로 말리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