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 방/기타

노란샤쓰의 사나이

 잔잔 2014. 11. 15. 10:21

하도 많은 주말들을 도서관가는 길에서 보냈었기에 정확히 언제였는지 기억은 안난다.

그날도 이음이랑 쌩쌩이랑 같이 걸어서 50분쯤 걸리는 고덕도서관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너무 지쳐 돌아오는 길도 걸어서 올수가 없었다.

정류장도 멀고 한번에 가는 버스도 없고 해서 택시를 탔던 날이었다.

한영외고를 지나 언덕길을 내려가 오래된 나무들이 서있는 가로수길에 들어섰다. 이제 직진해서 우회전하면

금방 집이 있는 골목이 나온다. 그런데 그 때 택시 라디오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노오란 샤쓰 입은 말없는 그 사람이 어쩐지 나는 좋아 어쩐지 맘에 들어'

 

 

알고 있는 노래였지만 원래 가수가 그 시절에 부른 건 처음 들은 것 같았다.

목소리도 좋고 가사도 좋고 약간은 지직거리는 오래된 음질도 느낌이 좋았다.

그런데 노래가 안끝났는데 집앞에 도착했다.

아무리 천천히 카드를 꺼내도 노래는 끝날 기미를 안 보인다.

다 듣고 내리고 싶은데..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노래를 찾아 들었다.

한명숙씨가 부른 원곡도 듣고 다른 가수들이 새롭게 부른 버전도 찾아 들었다.

며칠내내 그 노래만 들었다.

오전에 빨래를 널면서도 틀어놓고 흥얼흥얼.

이음이 동요한번 틀어주고 노란샤쓰의 사나이 한번 듣고.

 

악보도 구했다.

그래 너로 정했다.

 

이음이 동화책중에 <안녕 빠이빠이 창문>이라는 책이 있는데, 거기 나오는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종종 하모니카를 불어준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늘 딱 한 곡만 연주하신다. '반짝반짝 작은별'

어떤때는 천천히, 어떤때는 빨리, 또 어떤때는 춤을 추면서 불기도 하는 곡이다.

 

 

 

 

 

나에게도 그런 곡이 하나 정해졌다.

한명숙의 '노란 샤쓰의 사나이'

 

 

노오란 샤쓰 입은 말없는 그 사람이

어쩐지 나는 좋아 어쩐지 맘에 들어

미남은 아니지만 씩씩한 생김생김

그이가 나는 좋아 어쩐지 맘에  쏠려

 

아아 야릇한 마음 처음 느껴본 심정

아아 그이도 나를 좋아하고 계실까

노오란 샤쓰입은 말없는 그 사람이

어쩐지 나는 좋아 어쩐지 맘에 들어 

 

 

 

 

 

 

 

그리고 다른 가수들이 불렀던 것중에서 맘에 들었던 피터팬 컴플렉스의 '노란샤쓰의 사나이'뭔가 알수없는 매력이 있다. 정신 멍하게 하는 느낌도 좋고 멘붕춤이라 불리는 그 춤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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