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쌩 방/책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 향기가 바람을 타고 전달된다.

쌩쌩 2014. 7. 4. 22:58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란 제목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바는 일명 '마을은 환상'이다.

 

 다시 말하면 표준화되고 구획되어진 어떠한 경계들을 통해서, 즉 모두를 위한다고 말하는 폭력들로 인해 무언가는 배제되고 무언가는 관리된다. 이때의 '마을'은 '관념의 세계'이다.

 

하승우- "풀뿌리 운동은 지역 주민들을 조직해 그 속에서 자체적인 힘을 만들어가는 운동인데, 지금은 그 힘 중 많은 부분이 사람이 아니라 사업에서 나오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마을 현실의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마을을 아름답게 채색하기도 했고, 마을 만드는 과정을 불편해 하거나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배제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럴수록 우리가 원하는 마을은 이상적으로 관념화 되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고요"

 

권단- "그 이전에도 자연 마을을 행정리동이다, 법정리동이다 하면서 자연마을의 이름을 없애고 숫자를 붙이거나 두개 마을을 합쳐서 앞글자만 따서 마을 이름을 만드는 조악한 짓을 행정이나 법의 이름으로 했거든요" " 최우수 마을, 으뜸마을, 버금마을 이라는 표딱지를 붙이면서 우리의 삶터를 순위경쟁의 대열에 올려요."

 

박영길- " 청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도시 재개발을 할 때 주민 참여율이 높아서 주민참여형 도시재개발로 상도 받고 그랬는데, 실제로는 도시공학자들이나 재개발회사가 결정한 겁니다. 마치 주민들이 동의해서 하는 것 마냥 이야기 되지만 실제로는 관변 단체 중심으로 동원되는 일종의 설명회라는 것을 열심히 할 뿐 실제로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거나 고민들을 풀어가는 논의의 장이 만들어지진 않는다는 거죠"

 

한채윤- " 제 생각엔 노동만큼이나 거의 얘기 안되는 게 사랑, 연애인 것 같습니다. 마을이란 그림 안에 사랑은 오로지 가족애라는 하나의 형태로만 세팅되어 버렸어요. 가족애를 지키기 위해 규격화된 가족을 필요로 하는 형국이 되다 보니 공동체성이 발달했다고 하는 마을에 있던 분들 중에 이혼을 하면 결국 '여자'만 거기서 튕겨 나온다는 말을 들었어요"

 

김신범- " 기준이 있으니 안전하겠지 하고 생각하는 건 희망사항일 뿐이고 착각인거죠. 그리고 또 더 심각한 문제도 있어요. 진짜 안전한 것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데 이런 기준들이 방해를 하기도 한다는 거죠."

 

김상철- " 미안한 얘기지만 마을 사업을 하는 분들에게도 똑같은 느낌을 받아요. 공동체라고 한다면 공동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시간이든 돈이든 비용을 지불해야 하거든요. 지금은 밖에 있는 공유지를 누가 얼마나 더 많이 빨리 가져오냐는 게임으로 바뀌었죠."

 

 

 1차적으로 공론장이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그 공론장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지난한 시간들이 있을 것이다. 어떤 것은 정도의 차이로 받아들일 수 있는 면들이 있을 터인데 어떤 것은 분명히 정도의 차이로 받아 들일 수 없이 완전한 거부로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또한 공론장 안에서 차이는 발생할 수 밖에 없을 터인데 그러한 것들이 만장일치를 통해서 이루어질 경우에 오는 의사소통 비용의 과다 문제, 어떤 부분에서는 미묘한 차이일지라도 그것이 절대적인 차이가 되었을 때 어떻게 합의해 나갈 것인가의 문제 또한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계속 생각이 되는 부분은 1차적으로 공론장의 필요성은 인지되나 그 이후에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늘상 고민스러운 부분인 것 같다. 옥천이 두 가지 지점에서 다른 지역과 명백히 다른 점이 희망적으로 제시된다.

 

면단위의 공론장과 <옥천신문>

 

권단 - " 사람이 중심이 아니라 공론장이 중심이 되는 거죠. 어느 모임의 위원장이 되었다, 대표가 되었다고 해서 권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논의의 장을 펼치는 그 역할만 하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면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많은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되는 것이고요. 많은 이야기를 듣고 그 마음을 모아 방향을 정하는 사람이 되는 거지요. 그러니 굉장히 더딜 수 밖에 없어요. 눈에 보이는 성과도 참 미미하고요. 그런데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다져진다는 겁니다.

 

김정찬 - " 만일 그런 사람이 없는 상황이면 어떨까요?"

 

권단 - " 그렇게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만일 수평적인 운동을 주도했던 사람들이 없다면 그런 상황이 지속적으로 유지될까요?라고 말이지요. 물론 가정의 물음에 제가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주민들은 바보가 아니에요. 다들 자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중략) 그렇게 만든 회의구조들이 실질적으로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면서 활동하는 논의구조가 옥천의 지역사회에 남아 있습니다.

 

 

 옥천군 함 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