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쌩 방/의자

빅뱅과 지금 여기.

쌩쌩 2021. 11. 5. 19:54

자주 10대 20대 30대 이런식으로 나의 시간들을 나누고 그 때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가장 큰 줄기들을  되뇌어 보면서 지금의 나를 생각하고 다시 미래를 구상해 본다. 예전에 어떤 고전 소설을 읽을 때면 항상 작가의 이력을 읽어 보면서 지금의 나의 나이때에는 어떤일을 했고 어느때쯤 어떤 책을 쓰고 죽었는지 살펴 보면서 나는 지금 어느 순간을 지나가고 있고 얼마나 부족하고 뒤쳐졌는지, 책 한권 써 보지 못하고 죽는 것은 아닌지 왠지 비교 하면서 분발하려고 했었다. 비교한다고 해서 지금 내가 불행하다는 것은 아니다.

 

출처 pixabay

 

이렇게 맵핑하려는 습관은 주위에 다양한 물건들을 배치하고 구조화 시키려는 데에 많은 시간을 들인다. 그 후 조금씩 채워나가면서, 그 구조가 변화하기도 하면서 굴러가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다 보면 오히려 굴러가지 않고 계속 구조화된 부분에 놓치는 것은 없는지에 더 몰입하게 되고 그림 그리기만 할 뿐 정작 일 자체를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러한 습관이 총괄의 영역에서 힘을 발휘하게 되기도 하지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참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의식주, 4대권리(노동, 교육, 보건의료, 주거), 도서관십진분류법, 포탈카테고리, 국영수과사음미체, 지하2층지하1층지상1층, 대한민국유통지도, 17개광역시도22개시군, 철학의제문제목차 이런 단어들을 무진장 좋아하는 듯 하다. 몇년 전에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 이야기 되어지는 빅히스토리는 정말 나에게는 황홀한 읽을거리였다.

왜 기도문을 읽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는지 그 의미에 대해 어렴풋이 생각해 본다. 가만히 앉아 관찰해 보면 아무런 걱정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마음이 혼란스러운 순간들이 오기도 한다. 그러다 늘상 찾아오는 이 불안의 마음이랄까 이런 감정을 효과적으로 날려 보낼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다가 간단히 정리된 글을 써서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돈은 쓰지 않는 이상 쌓인다. 절약은 몸에 배여 있다.

전쟁 같은 재앙이 없는 이상 풍요롭다.

경제는 순환 할 따름이다.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살고 있다.

모든 것이 나에게 달린 일은 아니다.

늘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

나는 꿈꾸는 삶을 살고 있다.

 

위와 같이 정리된 문장들이 내심 부끄러워 여기에 적어두기 신경쓰여진다. 예전에도 다양한 문장을 마음 속에 담아 두면서 살아 왔었는데, 루이제린저의 '생의 한가운데'에서 길러 온 '인생은 원래 불안하다', 에리히프롬의 '소유냐존재냐'에 나온 '평온을 겨누며 달려라' 따위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먹으면서 살아가는 존재라고 한다. 나는 삶의 주인공이다.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 죽을 때까지 살아간다. 

 

요즘은 맵핑하는데 짧지만 강력한 도구로 닐타이슨의 코스모스 13부작이 떠올랐다.  그리고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우주(관측가능한 우주 465억년), 은하, 태양계, 지구, 대한민국, 목포

빅뱅(137억년전), 지구(45억년전), 5번째 대멸종(6500만년전), 호모사피엔스(25만년전), 신석기(1만년전), 기원후 2021년.

그리고 아주 짧지만 황홀한 유튜브 영상들도 많이 있다.

 

https://youtu.be/rR9lDQz-73c

 

https://youtu.be/a41QqNO8sic

 

앞으로 1만년 후는 어떤 모습일까? 아주 가까운 미래에 기후 위기를 해결 못해 회복불가능한 지구가 되어 있을까? 인터스텔라의 대사처럼 늘 그랬듯이, 답을 찾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