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지 않은 나로서는 위쳐 드라마를 보면서 위쳐3 와일드헌트 게임을 위해 조사해 오고 정리했던 이야기들의 구석구석을 조금이나마 채워주고 영상화되는 장면들에 매료된다. 역시나 책을 사서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히 든다. 이제 다시 책을 읽으면 더 재밌을 것 같다. 천구의 합을 표현하는 8화의 인트로 장면은 정말 멋졌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나오는 세상의 시작을 말하는 천구의 합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매번 상상이 되지 않았는데, 세 개의 천구가 소용돌이치고 합쳐지며 박살 나는 장면은 전율을 느끼게 했다.
8화 쿠키 영상에서는 프리퀄 이야기인 블러드 오리진의 예고편이 실려 있다. 천구의 합 시절의 앨프, 인간, 괴물의 이야기 인 듯 보인다. 22년도에 나온다고 하니 얼른 책들 정주행 해야겠다. 하나의 세계에 빠지면 또 다른 세계에 빠져서 살아간다. 이야기 중독이다.
이야기는 현실을 비춘다. 이런 저런 세계관으로 만들어진 이야기 일지라도 우리의 현실을 기반으로 허구가 창조되어진다. 그에 따른 주요 인물들이 그 세계에서 주어진 규칙(한계)에 따라 이런저런 선택을 하며 나아간다. 우리의 운명도 그와 비슷할지 모르겠지만 기뻐하고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며 마음 졸인다. 다들 자신을 주인공으로 이 세상을 살아간다고 하지만 정말 많은 이야기들에 매료되고, 자신을 뒤돌아 본다. 인간은 결국 다른 이들의 욕망을 욕망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기원을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섭취하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다.
호모 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인에 비해 앞쪽의 뇌가 둥그스럽게 더 발달되었다고 한다. 전두엽은 고도의 추상 능력을 발휘하여 특정한 패턴 인식에 특화되어 있고 그에 따라 나를 인식하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로 인해 인간은 허구를 만들어 내고 그 이야기에 매료되어 자신을 불사른다. 나는 어떤 이야기에 자신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을까?
[쌩쌩 방/빔 프로젝터] - 넷플릭스 위쳐 시즌2 보기 전 마음의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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