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의 모든 사실주의자나 비평가들과는 전혀 다른 현실성과 사실성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나의 이상주의가 그들의 소위 사실주의보다도 더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
‘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농사꾼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우리의 삶을 근본에서부터 질문을 하게 한다. 근대 문명 속에 당연한 듯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어떠한 모순된 상황에 놓여 있는지 깨닫게 만든다. 우리는 오랜 역사를 통해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살아있는 땅을 파괴하고 수탈한다. 그리고 감사할 줄 모르고 자연을 관광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우리는 불안 속에서 그저 자기의 안위만을 도모하는 괴물이 되었다.
폭력적이지 않는 삶이란 무엇일까? 진정한 자립을 이루는 삶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 단호히 참된 농부가 되는 삶이라고 우리에게 이야기 한다. 아마 그 누군가가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실천을 옮기고자 할 때 대부분 도시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은 의심을 품고 농부가 된다는 삶에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물을 지도 모른다. 귀농운동본부의 슬로건인 ‘국민 모두가 농부’가 되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 단지 이상일까? 이 책에서 당신의 삶을 공개 하신 모든 분들은 그 삶을 증명하시고 농부가 되는 삶이 오히려 더 현실적이며 참된 삶이라고 일깨우신다.
분명 우리는 다른 모든 생명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끊임없는 발전의 논리 속에서 다른 생명을 죽이고 콘크리트를 바르고 아무런 자연의 냄새가 남아 있지 않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과연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낼지 의문이 든다. 언제부터 우리는 이렇게 함부로 파괴하고 땅에서 뿌리 뽑힌 채 경쟁의 논리 속에서 부품이 되어 버린 것일까? 물질주의라는 하나의 편향된 논리만이 남아 있는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자신을 버리고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자연과 함께 하신 농부님들을 따라 가고 싶다. 경쟁이 아닌 소박함의 평온 속에서 직접 땅을 일궈 진정한 자립을 하고 싶다.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아무런 실천도 없으면서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는 추상적인 생각들일 것이다. 겸손히 끊임없이 배우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사람은 자기의 장소가 주는 작은 즐거움들을 느끼는 그 만큼 강하며, 반면에 꼭 돈이 들어야 누릴 수 있는 즐거움들이 필요한 그 만큼 약하다.
-웬델 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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