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 수산

창업기록 #13 이번 여름은 망함(ft - 시작은 옷가게, 목표는 플랫폼입니다. -이승훈-)

쌩쌩 2022. 9. 17. 21:40

아주 간략히 말하자면 이번 여름은 망했다. 지지난해와 지난해의 민어 판매에 고무되어 올해도 마찬가지로 민어 판매만큼은 잘 되겠지 하는 생각에 딱히 시장조사를 하지 않았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상위 노출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도 특별히 걱정하지 않고 아무런 변화 없이 여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잔인한 여름이 되고 말았다.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던 네이버스마트스토어는 완전 죽어 버렸다. 아무리 좋은 평들이 쌓여 있는 리뷰들이 많다고 하지만 상위 노출이 되지 않는 상황은 일단 노출이 적은 지 유입량이 확연히 줄어 버렸고, 그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구매도 현저히 없었다. 이미 시장은 새로운 강력한 경쟁자가 장악한 상태이고 따라갈 것은 따라가야 할 것이란 막연한 생각만 가득, 패배감을 지닌 채 다시금 내년을 위해 정비를 해야겠단 생각이다.(밴드 등 여러 가지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의 잘못이 크다.)

 

[이음 수산] - 창업기록 #12 22년 5월 심포지엄 발표(청년 브랜드 사업) - 발표 초안

 

창업기록 #12 22년 5월 심포지엄 발표(청년 브랜드 사업) - 발표 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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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않는 기회로 진행하는 청년 브랜드 사업이 앞으로의 이음수산의 안녕을 위한 중요한 기폭제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이제 2차 심포지엄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일단은 팝업스토어 이음서점을 '이상한 생선가게 이음수산'이라는 브랜드로 녹여내여 우리도 즐겁고 고객도 즐거운 작업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 이야기는 다시 추후에 기록을 남기기로 한다.

 

시작은 옷가게 목표는 플랫폼입니다. 책
플랫폼 전문가 이승훈의 옷가게 창업기

 

최근에 <시작은 옷가게, 목표는 플랫폼입니다>란 책을 한숨에 쭉 읽어 버렸다. 그리고 이 책 내용을 바탕으로 전혀 업종이 다르지만, 이음수산의 그간 온라인 사업과 관련해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게 된 것 같다.

 

이음수산 자사몰을 만들고, 여러 플랫폼에 입점하고, sns를 운영하고, 적은 금액으로 광고를 걸고(구글, 페이스북, 인스타, 네이버, 다음, 유튜브), 소셜 로그인을 달고, ssl, 네이버 페이, 카카오페이 설정, 네이버 톡톡, 카카오 채널, 퍼포먼스 마케팅 등등 어쩌다 보니 자연스럽게 진행했었던 같다. 온라인 판매 중간에는 ssl(보안인증서) 문제로 자사몰 만들어준 업자에게 연락하려는데, 자사몰 만들어준 크몽 관계자가 잠수를 타는 바람에 어찌어찌(;) 겨우겨우 아임웹을 통해 소유권을 인정받고 다시금 ssl를 설치하고 자사몰을 살린 기억도 있다.

 

이러한 내용들은 이 책에서 아주 자세하게 나온다. 온라인 판매를 하는 과정에 아주 자연스러운 행동이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정말 복잡하고 머리 아플 수도 있겠다. 경험한 나로서는 쉽게 따라 읽어 나가면서도, 그냥 필요하고 주어진 기능들을 사용했지,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그 의미들을 새삼 알게 되는 것이 재미 있었다. 더욱 특별히 흥미롭게 읽은 점은 플랫폼을 활용해 온라인 옷가게를 재고 없이 운영하겠다는 처음의 창업 시도와 입점 대상인 플랫폼들의 이야기이다.

 

왠지 온라인 시장의 구조를 어림짐작일지라도 알 게 된 것 같다. 플랫폼은 상수다. 정말 제대로 된 온라인 옷가게 하나 자사몰로 만들고, 그 시즌을 따라가는 것조차 버거워 보이는 상황에서 플랫폼의 정책에 따라 옷가게가 결국은 가격경쟁만이 남아 버리는 일련의 과정들을 살펴 보면서 정말 자사몰은 자살몰이 되는 건가 생각이 들었다. 이제 플랫폼은 직접 도매업체와 결탁해 조그마한 옷가게를 배제하고 완전히 장악하려고 한다. 그 본질인 스타일을 살려 내려는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 가지만 그것 조차 스타일만을 보려는 소비자만 있고 결국 소비는 다른 곳에서 해 버린다면 어쩔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생물인 해산물 판매는 생선 등을 손질해서 판매해 기본적으로 노동력이 투입되고, 빠른 시간안에 판매를 하지 않으면 썩어 버리므로 진입장벽이 상당히 있는 편인 것 같다. 하지만 모든 중매인이 소매상에 판매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이런저런 손질 아웃소싱을 하고, 간단히 온라인 판매몰을 만들고, 마케팅을 펼쳐 가격경쟁을 한다면, 온라인 소매상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니면 배를 가지고 있는 사업자가 온라인 환경에 직접 띄어 들어 모든 것을 수직계열화시켜서 판매를 시도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다른 먹거리 대체제와의 관계라든가, 바다 상황, 소비자의 변덕 등 그렇게 될 가능성은 없더라도 책을 읽으면서 한번 생각을 해 보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