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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지옥 '소설 읽는 방법'으로 감상해 보기

쌩쌩 2021. 11. 21. 22:01

 

[쌩쌩 방/책] -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 읽는 방법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 읽는 방법

소설 읽는 방법이지만 글을 쓰는 방법으로서 유용하게 활용하고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해 히가시노 게이고(추리소설작가)와 이름이 비슷한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을 골랐다. 김연수 작가가 결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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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카니즘(작품 자체의 구조와 재미)

 

주요 등장인물

 

정진수 새진리회 의장(유아인) : 죽으러 간 티베트에서 저승사자의 죽음 시연 현장을 목도(?)하고 난 후 시연으로 죽은 이들이 모두 큰 죄를 지었다고 조사?(조작)하고 새진리회를 만든다.

민혜진 소도법률사무소 변호사(김현주) : 박정자을 돕고 죽음의 시연 장면을 목도한다.

진경훈 서북경찰서 강력계 형사(양익준) : 정진수, 희정(딸), 살해당한 아내 - 사건의 한복판에서...

배영재 NTBC 방송국 PD(박정민) : PD 동료 형의 죽음 시연 현장을 목도한다.

송소현 배영재의 부인(원진아) : 튼튼이 엄마, 튼튼이의 죽음 고지 현장을 맞닿드린다.

이동욱 새진리회 신봉자, 화살촉 유튜버(김도윤) : 화살촉(극단적으로 새진리회를 따른다는 조직)의 유튜버

박정자 죽음의 고지받은 자(김신록) : 30억을 받고 죽음 시연 생방송을 진행한다.                

 

플롯의 흐름(시청자의 시선)

 

실제 죽음의 고지가 이루어지고 지옥의 시연이 드라마에서 이루어진다. 정말 현실에서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드라마에서는 그러한 상황에서 등장인물들과 사람들은 어떻게 이 상황을 해쳐 나가는가?

 

이런 질문 안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박정자의 죽음 고지)을 둘러싼 등장인물들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며 시청자는 빨려 들어간다. 특히 화살촉의 순응자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 더욱 긴장감 있게 만든다.(홍은표 경찰이 순응자라는 것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각인시킨다.) 각각의 등장인물은 감독이 만들어 놓았지만 스스로 살아 움직인다. 그러다 새 세상이 왔다. 이 이야기는 어디로 갈까? 이야기를 따라가다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반전(?)의 묘미까지)

 

새로운 세상에서의 4화 시작~ 플롯의 전개가 빠르며 몰입감이 상당하다. 내용도 어마어마하다.

 

2. 발달(감독의 역사)

 

연상호 감독의 2004년 작품인 원작 지옥:두 개의 삶 애니메이션을 유튜브에서 짤막하게 편집된 것을 보았는데.. 완전 나레이션이 뭔가 80년대 같고, 장면들은 고어스럽고, 내용 자체는 요상한 작품이었다. 필모그래피를 보니 돼지의 왕의 감독님이시다. 부산행도 봤고, 서울역, 반도도 봤는데. 엄청 재미나게 보지는 않았던 기억이 있다.

 

송곳의 최규석(작화)과 함께 지옥이라는 웹툰을 제작했다.(2019년 8월~2020년 9월 연재, 2021년 1월 6일 완결) 책은 1,2권으로 완결 났다. 그리고 2021년 11월 19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이 방영되었다. 

 

감독이 갖고 있는 어떤 추상적인 테마가 2004년 착상되었다고 본다면, 감독의 질문이 점점 발전하여 인간이 어떤 상황에 직면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라고 생각해 보자. 그중에서 어떤 상황과 어떻게를 보여준다. 

 

 

 

 

 

넷플릭스 오리지날 지옥 포스터

 

 

3. 진화(지옥이라는 작품의 계보학)

 

막 생각난 작품으로는 미드의 덱스터가 떠올랐다. 정말 재밌는 미국 드라마인데 시즌도 꽤 많이 나왔는데 한 시즌 한시즌 볼 때마다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다. 뒤로 갈수록 조금 힘이 빠지는 모양새가 되긴 했지만 끝까지 재미나게 본 드라마이다. 헉, 검색하니 시즌9가 나온다고 한다. 대박.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떠 올랐을 데스노트!!

 

국가번영유지법에 의해 예방주사를 맞은 초등학생이 18세~24세 사이 어느 날 랜덤으로 죽는 시간이 고지되는 이키가미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오래전부터 꼭 읽어보고 독후감 써보고 싶었던 책이 있었다.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vs 정의란 무엇인가란 틀렸다(이한) 빌려오긴 했는데, 두 책의 몰골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우리나라 초대박 베스트셀러이지만 정의란 무엇인가란 틀렸다는 완전 새책이다. 미국에서는 별로 팔리지 않았다고 하는 정의란 무엇인가가 우리나라에서는 왜 유독 그렇게 문화적 현상으로까지 타 올랐는지 궁금하긴 하다.

 

 

4. 기능(감독의 의도)

 

지옥의 현실에서 우리는 무엇이 될 것인가?

 

정진수는 사람들이 더욱 정의로워져야 한다는 생각(?)에 죽음의 시연 전, 희정이 엄마를 죽였던 그 살인범을 희정이와 함께 불에 태워 비닐하우스에 버린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인해 모든 방송국은 생방송으로 죽음의 시연을 방영한다.

정진수는 20년 전 죽음의 고지를 받고 기괴한 일에 의미(자신의 쓰임)를 부여한다.

 

화살촉은 신의 의도가 이런 것이다란 생각에 다른 여타의 폭력을 이행한다. 그리고 특이하게 이야기의 등장인물들 이외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화살촉의 폭력을 용인하고 순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부분은 사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폭력(죄)에 대한 천벌을 받는다는 설정을 사람들에게 주었다면 그와 반대로 행동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고시원 앞에서의 사람들은 정진수에 광적으로 동조하는 사람들이라 치부하더라도 병원에서 간호사의 행동은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역사적으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세뇌되고 이행해 왔던 폭력의 역사를 본다면 이해 못 할 부분도 아니지만 참 끔찍하다.

 

민혜진은 화살촉과 관련된 변호 활동을 이행하다 박정자를 돕고 화살촉의 습격을 받는다. 그리고 정진수 의장의 제보를 듣기 위해 김정칠 목사를 찾아간다. 그리고 정진수 의장이 20년 전 죽음의 고지를 받았다는 사실을 들은 민혜진은 다시 화살촉의 습격을 받는다. 그 후 소도로 부활한다. 그리고 배영재에게 아기 죽음 시연의 생방송을 제안한다.

 

 

5. 기타 생각

 

1.

새진리회란 정진수 의장이 죽음의 고지를 받고 죽음 시연의 사례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조직이다. 추후 죽음 시연 영상의 방영에 따라 새진리회와 정진수 의장은 확연한 부각을 받고 그의 말을 믿게 된다. 그의 말, '더욱 정의로워져야 합니다.' 이외의 새진리회는 어떻게 그 조직의 꼴이 유지될 수 있는가? 란 생각이 든다. 이미 모두 믿게 돼버린 죄와 죽음의 고지와 시연인데, 그걸 설파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걸 가장 먼저 설파한 정진수 의장이 살아 있다면, 정진수 의장을 기치로 의장의 말에 귀 기울이며 어떻게 하면 더욱 정의로워질 수 있는지 그 의견에 동조하는 이들이 있고, 후원하고, 목표를 향한 어떤 조직이 만들어질 것 같다. 아니라면 즉, 정진수 의장이 살아 있든 그렇지 않든 간에 최초라는 타이틀로 지옥의 현실에 인증받은 정의의 조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딱 그 정도일 것 같은데.. 어째서 이 드라마에서 그들이 하는 행동(시연 영상 방영 등)은 정의로운가? 어째서 세계의 반이 새진리회의 신도가 될 수 있는가?

 

2.

진경훈은 거짓으로 만들어진 새진리회란 사실을 알지만 입을 닫고 산다.

민혜진은 거짓으로 만들어진 새진리회란 사실을 알고 있어 소도라는 조직을 만들어 사람들을 돕고 대항한다.

배영재는 동료 PD형의 시연 현장과 튼튼이의 고지 영상을 본 후 소도라는 조직에 다가간다. 그리고 거짓으로 만들어진 새진리회란 사실을 알게 된다. 거짓으로 쌓아 올린 새진리회가 튼튼이의 고지 영상만으로도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과 튼튼이의 시연영상의 생중계가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킬 것을 안다.

 

그런데 거짓으로 만들어진 새진리회란 사실을 알지 못하더라도 정의의 조직인 새진리회에 대항 할 수 있는 조직이 있을 수 있는가? 그럼 어떻게 가능한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만들면 너무 진부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