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이네집 352

그린볼야자

2012년 봄에 해방촌오거리중 빈가게 방향으로 쭉 들어가면 나오는 꽃가게에서 작은 화분 세개를 데리고 왔다. 아담한 아저씨가 주인이었는데, 오른쪽 끝에 있는 그린볼야자를 추천해주셨다. 화분위에 보이는 반 쪼개진 공같은 것이 그린볼이다. 그것안에 들어 있는 양분을 먹고 쑥 자라 야자나무가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이 작은 놈이 나무로 클때까지 함께해주기를, 하며 얼마 안있어 분갈이를 해주었다. 꽃향기가 만리까지 퍼져나가 만리향이라 이름 붙여진 아이는 꽃이 금새 떨어졌고 그 뒤로 다시는 꽃을 볼 수 없었다(얼마못가 죽었다. 꽃나무키우기는 늘 실패한다 왤까). 그린볼야자는 좀 더 큰 자리로 옮겨가더니, 그럼 이제 기지개를 켜볼까 하면서 양 어꺠를 쭉 펴기 시작했다. 2013년 12월 겨울 이삿짐 트럭에 실려 칼바..

한장의 그림이 불러온 시

용산 해방촌에 살던 집. 안방에서 문을 열고 있으면 거실 남향창으로 햇볕이 방까지 잔뜩 들어왔다. 뱃속에 있던 이음이와 따뜻한 겨울 햇살을 쬐고 있었다. 5일전 크리스마스날 이사를 마치고, 정리가 끝난 집에서 그때 나는 이 그림을 그리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이 집은 잘 있을까. 거실에는 노랑, 작은방엔 파랑색 페인트칠이 되있었는데 우리가 이사가면서 도배를 했었다. 그림 속에 손잡이가 보이는 열려있는 문이 작은 방 문이다. 작은 방 파랑벽에 내가 2012년의 애송시로 적어두었던 김경미의 시 가 떠오른다. 고구마, 가지 같은 야채들도 애초에는 꽃이었다 한다 잎이나 줄기가 유독 인간의 입에 단 바람에 꽃에서 야채가 되었다 한다 맛없었으면 오늘날 호박이며 양파꽃들도 장미꽃처럼 꽃가게를 채우고 세레나데가..

기형도 <입속의 검은 잎> 2

19 나의 졸음은 질나쁜 성냥처럼 금방 꺼져버린다. (鳥致院) 70 그러나 기다림이란 마치 용서와도 같아 언제나 육체를 지치게 하는 법 (포도밭 묘지1) 72-73 묻지 말라, 이곳에서 너희가 완전히 불행해질수 없는 이유는 神이 우리에게 괴로워할 권리를 스스로 사들이는 법을 아름다움이라 가르쳤기 때문이다. (포도밭 묘지2) 92 오래지 않아 3 우리는 완전히 그를 잊었다. 그는 그 해 가을 우리 마을에 잠시 머물다 떠난 떠돌이 사내였을 뿐이었다. 어쩌면 그는 우리가 꾸며낸 이야기였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나는 저녁마다 연필을 깎다가 잠드는 버릇을 지금까지 버리지 못했다. (집시의 시집) 93 살아있는 나는 세월을 모른다 네가 가져간 시간과 버리고 간 시간들의 얽힌 영토 속에서 한 뼘의 폭풍도 없이 나는 고..

거실/책장 2016.05.19

오에 겐자부로의 <읽는 인간>과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내마음의 건축 上·下>

tvn에서 방영중인 노작가의 를 재밌게 보고 있다. 아직 두번밖에 안했지만. 주로 주변부 인물로 등장했던 노년기의 인물들을 이야기의 중심에 두어 꼰대들의 이야기, 황혼찬가, 시니어벤져스 등의 수식어가 붙어있다. 내 삶에서도 관심있는 주제이기에 흥미롭다. 드라마를 보다 문득 작년에 읽고 메모해둔 두 작가와 책이 떠올랐다. 분야는 다르지만 두 분을 읽고 나도 이렇게 자신의 삶을 만들어 온 것들을 그려보며 맺음하는 노년기를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더란다. 먼저 첫번째는 오에 겐자부로(1935~)의 이다. 이 책의 부제는 이렇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와 인생' "저도 그런 시기가 코 앞으로 다가온 노작가입니다. 게다가 저처럼 독서가 인생의 절반을 차지하는 인간은, 제가 읽어온 책에게도 ..

잔잔 방/공책 2016.05.19

2016년 주말농장 '함께'

올해는 주말농장 '함께'라는 팀과 같이 텃밭을 꾸렸다. 삼향동, 중앙고등학교 앞에 있는 널찍한 텃밭이다. 비닐이 다 씌워져 있어서 풀 걱정은 안해도 되지만... 귀농운동본부에서는 3불원칙을 정했던데.. 그중의 하나가 무비닐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이 있어 다른 대용품에 대한 이야기도 들은적이 있다. 일단 한쪽 귀퉁이는 애들 놀이터로 흙 구덩이를 하나 장만을 하고 나머지는 이런 저런 작물을 심었다. 가로가 넓어서 쪼간 애매하긴 하다. 딱히 별 생각이 없다. 조금만 심고 가끔 와서 애들이랑 놀고.. 그러다 집에 가자. 머 이런정도로 올 한해는 지낼 것 같다.

텃밭 2016.05.18

장미여관 rose motel

(사진이뿌다*_*) 장미여관의 와 를 들으며 푸하하웃었다. 야 봉숙아 (...) 아까는 집에 안간다고 데낄라 시키돌라 케서 시키났드만 집에 간다 말이고 못드간다 못 간단 말이다 이 술 우짜고 집에 간단 말이고 못드간다 못 간단 말이다 묵고 가든지 니가 내고 가든지 만약 잘생긴 얼굴과 큰키의 소위 남자아이돌들이 저런 가사의 노래들을 불렀다면 그 느낌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 장미여관이 부를때만이 어떤 힘이 실리는 가사들이라 생각했다. 봉숙이란 노래는 경상도사투리가사로 풀어지는데 봉쥬르느낌을 살려 봉숙이라 지은 보사노바풍의 노래(!)라는 소개를 본적이 있다. 장미여관노래는 보컬두명이 직접 작사작곡하는데 노래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운 노래였따.^^ 이 노래를 듣고 양희은선생님이 육중완에게..

잔잔 방/기타 2016.05.16

부부의 싸움에 대한 독백

작년엔 그랬다. 싸움들로 인해 마음에 생채기가 생기고 그것들이 둘 사이의 거리감을 만드는 게 싫었다. 속상했다. 단 1cm의 거리도 용납할 수 없었다. 어느순간부터 싸울때 지기싫고 사과하기 싫고 그런 마음들이 자라났다. 그래서 쌩쌩에게 말했다. 어떤 싸움이건 분명 나도 미안한 부분이 있기때문에 그걸 알고 미안하다고 전하는 게 내 맘이 편한데 이제 그게 잘 안된다고. 그냥 내 맘 불편한채 상대방도 불편한채 어영부영 넘어가고 그런것들이 모여 벽을 쌓아갈 것 같다고. 그런데 또 열심히 싸우면서 그러다 문득 올해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단 1cm의 거리도 허용할 수 없는, 하나, 일체감에 대한 나의 욕심이 보이는 거다. 나와 그는 분명 다른 존재고 그 차이들로 우리는 만났고 사랑하며 살고 있는데, 반복되는 일상..

마당/빨랫줄 2016.05.16

목포 자전거 투어 (2016.4.18-19)

총선이 끝나고 이틀간의 휴가를 얻은 쌩쌩. 올해부터 이음여울 모두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으므로 평일의 휴가는 둘만의 시간이 된다! 뭘할까 고민했다. 영화를 보러갈까, 마지막으로 함께 영화관에 갔던 게 이음이가 태어나기 열흘전이니 2012년 6월이었을게다. 허나 볼만한 영화가 없다. 그러다 갑자기 목포자전거투어를 하기로 했다. 어째서 대화가 그렇게 흘러갔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무튼 그렇게 됐다. 내가 첨으로 사서 끌고 다녔던 자전거는 서울 용산집에 버려두고 왔다ㅜㅜ. 양화대교에서 사고한번 난 뒤로 위험해보이는 자전거(가볍고 얇은 하얀색 자전거였다!)말고 좀더 낮고 안정감있는 자전거를 타길 바래왔던 쌩쌩과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수 있도록 바구니가 있으면 좋겠다는 내 바람이 더해져 바구니가 장착된 빨간 자전거..

한영애, 한영애, 한영애!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연히 가수, 소리의 마녀라 불리는 한영애의 노래를 들었다. 아니 노래는 들어봤는데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뒤로 계속 한영애가 출연한 토크쇼나 음악프로그램들을 찾아보며 그녀의 음악을 들었다. 목소리가 참 멋지다.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할 때는 이상한 목소리로 노래부르는 여자애,라고들 했다는데 그 목소리가 가수 한영애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보다 더 매려적인 건 그녀의 삶 자체다. 한영애의 인생사를 들어보면 한편의 연극같다. 우연히 노래를 하게 되고 또 우연히 연극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우연속에서 자신의 재능과 노력을 맘껏 펼친다. 한영애는 연극경험 후 음악의 공간성, 입체감도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오선지에 평면으로 보여지는 ..

잔잔 방/기타 2016.03.29

연환화 342점 <그림전기 루쉰> 왕시룽, 뤄시셴

도서관에 갔다가 신간코너에 있길래 뽑아봤다. 표지에 있는 그림체가 맘에 들었다. 그림전기라니. 내가 살면서 가장 여러번 읽은 책을 쓴 루쉰(1881.9-1936.10)의 그림전기라니.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큐정전은 내가 살면서 가장 여러번 읽은 책이다. 친구들과 연극을 하려고 아큐정전을 계속 읽으면서 대본을 만들었다. 세미나를 통해서 연극작업이 시작되었고 우리는 그 후로도 극단을 꾸려서 세번 정도 공연을 했다. 어째서 아큐정전이었는지는 안타깝게도, 머리를 쥐어짜봐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쨌든 아큐정전이었고 아큐정전을 계속해서 읽었다. 그러니까 내가 고른 책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책이었다. 우연히 주어진 책이 내 삶에 기나긴 시간동안 꽤 많은양의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걸 느끼니 새삼 놀랍다. 페이지를..

잔잔 방/공책 2016.03.29

우리들의 세번째 이사 <뿌리깊은 나무>: 실패한 귀촌담 (2014년 6월-2015년3월)

2011년 12월, 우리는 빈마을 공산당(공부하며산당)에서 해방촌오거리중 한 거리 안쪽에 있는 주택 2층, 이음집으로 이사했다. 이음이가 태어나고 6개월 후 2012년 12월, 쌩쌩이 일하는 터전이 가까운 상일동에 있는 상가건물 4층 방3개짜리 집으로 이사를 했고 그 중 방 하나는 터전에서 들숨방으로 아이들과 함께 사용하였다. 그러다 여울이가 태어나고 우리는 또 한 번의 이사를 계획하기 시작했다. 2014년 9월 쌩쌩이 일을 그만두고 2015년 2월까지의 시간동안 우리는 본격적으로 귀촌을 하기 위해 준비를 했었다. 하지만 제목에서 밝혔듯 이것은 실패한 귀촌담이다. '나중에'라고 딱지 붙여놓았던 일들을 실행하는데는 하나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셋이 그리고 넷이, 역시나 더 많은 힘을 실어주는가보다. 나와 쌩..

변화무쌍한 권력

선거제도 관리, 적대적 공생관계 경찰조직 관리- 공권력 활용 미디어 장악, 오웰식 언어 국정원 장악 -북한과의 관계 프레임 형성 - 책 등 모든 컨텐츠 생산, 역사 장학재단 등을 만들어서 법조인 지원 및 장악 금권정치. 저신뢰사회, 불안, 공포 교육시스템 장악 전문가주의 87년 체제 뒤로 가지는 않을 정도로. 부동산 관리, 콘크리트 유토피아 구별짓기, 낙인 노동시장 파편화 여론조사 세금정치 제도화 시키기

쌩쌩 방/의자 2015.11.17

챗피, 튜링테스트, 엑스마키나, 잭슨폴락, 스피노자

영화를 보면서 떠올랐던 것들 내 맘대로 엮어 보기. 챗피.. 의식을 만들어 놓고는 모른다고 하더니만..암튼 마지막에는 공각기동대가 되버리더니.. 튜링테스트에 대한 이야기까지 생각이 나서 엑스 마키나란 영화를 보기로 했다. 일단 챗피란 영화를 보면서 드는 위험한 생각은, 신체와는 별개의 영혼, 의식에 대한 주장, 먼가 있어 보이려고 하는데 그것이 도달하고자 하는 바는 정녕 위험한 생각이다. 결국 마인드 바디 문제인데.. 이분법적인 사고 방식. 인공지능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신체는 별 거 아니라는 생각으로 몰고 가는 듯한 느낌이다. 암튼 인공지능 자체에 대한 영화라고 들었던 바라 엑스마키나란 영화를 보았다. 그러면서 확 들어왔던 이야기는 잭슨 폴락에 대한 이야기였다. 정확히 생각이 나..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 11화 <하우머치> 배움

장동민이 드라마를 만드는 구나~ 개인전이 되고 나서는 이제까지 봐왔던 지니어스의 모습과는 확연히 차이가 많이 난다. 그래서인지 끝판에 와서는 김이 조금 빠지고 이 드라마가 어떻게 완성이 되 갈까에 관심이 간다. 나도 지니어스의 세계에 익숙해져서인지 내심 이전의 아귀다툼같은 상황을 보면서 즐겼나 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시즌이 시작하고부터 무언가 깊숙히 빠져들면서 프로그램을 소화해서인지 막판에 가면 갈 수록 또 다시 다음 시즌이 나온다면 보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제는 직접 지니어스 게임 같은 것을 참여해 보는 것이 그 다음의 선택같은 기분이다. 이미 지니어스와 같은 세계의 게임은 아니지만 현실이라는 게임에 참여하고 있으니까, 이 게임을 즐겨보는건 어떤가 한다. 물리적이거나 체력적인 한계는 감안..

배경그리기

요즘도 잘 가지고 놀고 있는 아기체육관 피아노. 자기들끼리 멜로디를 틀어놓고 춤을 추기도 한다. 이 장난감은 쌩쌩이 전에 일하던 곳에서 아는 분이 주셨다. 커텐과 네모난 앉은뱅이 상과 바구니 수납장도 아직 그대로 있다. 하지만 이사 후 배치는 바꼈다. 그리고픈 사물과 배경도 함께 그렸다. 배경까지 그리니까 그 순간의 시공이 담기는 사진처럼 느껴지게 되었다. 그릴때는 잘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서 보니 그렇다. 이사오기 전에 살던 상일동 집 안방에 있던 피아노와 그 배경이 떠오르고 해가 잘드는 남향창이 있던 방에 해가 비출 때 모습도 떠오르고 이음이가 붙박이수납장앞에서 수줍게 웃으며 서있던 모습도 떠오른다. 사물만 하나 덜렁 그려졌을 때랑은 분명 다른 느낌을 준다. 신기하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조지 레이코프- 단순한건 단순하게 복잡한건 복잡하게.

직접적 인과관계는 '생각에 관한 생각'이라는 책의 시스템 1은 떠올리게 한다. 직관적인. 그 때 그 순간의 판단. '차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나에게 달려 오고 있다. 저 차의 디자인은 어떻고 저 차의 색깔은 이러하며 저런 속도로 달려오면 내가 치여서 나는 죽게된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즉시 나는 그 속도에 걸맞은 속도로 피하려고 한다. 이것은 물리적인 세계에서의 당연한 생각의 흐름인 것 같지만 복잡한 관계에서도 우리는 이러한 시스템 1의 방식을 잘 따른다. 즉, 뇌를 사용한다는 것은 오른쪽 팔에 아령을 들고 오른팔을 사용하는 것과 같으므로(정재승)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프레임에 의해 세상의 말을 긍정하고 부정한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질문하고 판단을 보류하기 보다는 뇌의 시냅스에..

쌩쌩 방/책 2015.08.31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 10화 <협동홀덤> 킹 슬레이어 김경훈.

이번 화는 맘 편히 볼 수 밖에 없는 게임규칙이었다. 예능으론 재밌었던 것 같은데.. 지니어스 게임으로는 조금 재미없었다. 데스매치가 좀 재밌긴 했는데.. 이번 시즌의 주인공은 김경훈이구나~ 이렇게 된 이상 김경훈 결승 가면 좋겠다. [쌩쌩 방/빔 프로젝터] - 더 지니어스 tvn - 게임에 대한 생각 [쌩쌩 방/빔 프로젝터] - 더 지니어스: 그랜드파이널(스포일 없음) 시작!! [쌩쌩 방/빔 프로젝터] -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 2화 [쌩쌩 방/빔 프로젝터] -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 3화 와 제인 맥고니걸 [쌩쌩 방/빔 프로젝터] - 더지니어스 그랜드파이널 4화 믿음과 손해볼줄알기 [쌩쌩 방/빔 프로젝터] - 더 지니어스 그랜드파이널 5화 리더쉽 [쌩쌩 방/빔 프로젝터] - 더 지니어스 그..

배움은 어리석을수록 좋다. <우치다 타츠루> 상상하고 감각을 일으키고 집중한다.

나의 스승 '우치다 타츠루' 그의 글은 격려한다. 잘 살고 있다고, 이번의 글은 배가본드의 '천하무적'에 대한 이야기이다. 늘 그러했듯이, 살아가는 명상하는 자세. 병법자로서의 삶. 시간 의식에 대한 견해. 결정짓되 결정짓지 않는다. 일본에서 출판될 당시 이 원제목이다. 읽으면서 공명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떠올랐지만 따로 적어두지 않았기에 무슨 독후감을 써야 할지 글감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예전에 아이들과 함께 진행했던 순성장거라는 프로젝트를 떠올려 보며, 그 때 정리해 두었던 기록물들을 보면서 점검해 볼까도 했지만 너무 긴 글이 될 거 같아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일단 변태같은 마음이 업그레이드 됐다는 느낌은 충만하다. 여우는 아닌, 그렇다고 타조전략도 아닌 관찰한다. 그리고 선택한다. 반-병법자들의..

쌩쌩 방/책 2015.08.29

책읽는 쌩쌩

5분도 안 되서 완성했다. 움직이는 생명체를 그리려면 재빠르게 해야한다는 걸 지난 번 이음이를 통해 배웠으므로. 더군다나 갑자기 움직이지 말라고 하면 괜히 더 움직이고 싶은 게 인지상정. 책보는 쌩쌩의 모습은 시리즈로 그리고 싶다. 쌩쌩은 책을 자주 읽는다. 그는 다양한 자세로 책을 많이 읽기 때문에 시리즈로 그려봄직하다. 사람이나 움직이는 생물을 그릴 때는 빠르게 쉭 잡아 그려야 하는 긴장감이 있다. 사물은 오래도록 지긋이 관찰하며 그리는 맛이 있고. 근데 분명 눈을 내리깔고 책을 보고 있는건데 난 왜 눈을 감은 것처럼 그려버렸을까. 책에 동그랗게 그려진 부분은 남산도서책이라 표시된 도장이 찍힌 부분. 왠지 그 부분에 포인트가 가는 것 같다. 사실 빠르게 봐야해서 놓치는 부분이 많다. 다음 번엔 사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