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하양계열 ‘이렇듯 감미롭고 명예롭고 숭고한 것들이 전부 거듭해서 흰색과 관련되는데도 불구하고 이 색의 가장 깊은 관념 속에는 파악하기 어려운 뭔가가 도사려서, 두려움을 자아내는 피의 붉은색보다 더 많은 공포를 영혼에 안겨준다.’ 허먼 멜빌의 작품 42장의 한 구절이다. ‘고래의 흰색’이라는 제목을 붙인 장에서 그는 흰색의 골치아프고 이분법적인 상징성에 대해 참된 훈계를 늘어놓는다. 빛과 얽힌 탓에 흰색은 인간의 심리에 주로 신성한 대상에 대한 이미지로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니 경외와 공포를 함께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소설의 제목과 같은 백색증의 거대 바다 괴물 모비 딕이 보여주듯 흰색은 타자성을 품는다. 사람을 위한 색깔이라면 숭앙받을 것이나 그렇지 않으면 그다지 썩 인기가 없다. 너무 배타적이고..